의학·과학 건강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언제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1:11

수정 2020.03.22 14:44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언제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치료제를 위한 임상시험이 전세계에서 진행돼 치료제 출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지난 2월 25일 미국 오마하 네브래스카대 의료센터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대상으로 길리어드 신약후보물질 '렘데시비르' 효능평가를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약이 주목받게 된 것은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미국의 첫번째 확진환자가 지난 1월 말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후 상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게재됐다.

이에 따라 중국 베이징 국가위생위원회는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지난 2월 6일부터 시작했고, 761명의 환자를 상대로 4월 27일까지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바이러스치료제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는 코로나19와 같은 RNA바이러스 복제를 방해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이 약은 기존에 임상 2상까지 마쳤다.

한국에서도 렘데시비르 임상이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9일 미국국립보건원와 협정을 체결하고 렘데시비르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임상에는 미국과 싱가폴 등 전 세계 총 394명의 코로나19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들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포함됐다.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사용 가능한지 시험을 지시한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의 치료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확인하고자 서울아산병원이 제출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들 약물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에 긴급하게 쓰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는 아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두 약물을 코로나19 경증환자 150명에게 무작위로 투여해 어떤 치료제가 더 효과적인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시험은 올해 5월 말 끝날 예정이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의 혼합제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증식에 필요한 효소(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현재 '렘데시비르'와 함께 가장 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제약업체 해정약업의 항바이러스제제 파빌라비르(아비간)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 일부 치료 효능이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부 바이오센터는 최근 국무원 방역 브리핑에서 '파빌라비르가 임상 결과를 통해 효능을 보였고, 아직까지 뚜렷한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검증 과정을 거쳐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의료 현장에서 치료제로 활용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선전제3인민병원의 입원한 확진자 8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중 35명에게 파빌라비르를 투약했고, 나머지 인원은 위약 대조군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약을 받은 환자들은 바이러스 핵산의 음성 전환 시간(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되는 소요 시간)면에서 위약 대조군과 비교해 대폭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우한대학중난병원이 실시한 임상 실험에서도 치료 효능이 입증됐다.

파빌라비르(아비간)는 일본 후지필름홀딩스의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富山)화학이 신종플루 치료약으로 개발됐다. 해정약업은 지난 2016년 후지필름도야마화학으로부터 '퍼스트 제네릭' 생산에 관한 독점 라이선스를 부여 받았다.

또 유럽연합집행위와 유럽의약품산업협회(EFPIA) 회원사들이 공동 출자한 유럽혁신의약품이니셔티브(IMI)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는 글로벌제약사 GSK와 백신개발 고도화를 목표로 4개의 코로나 관련 프로젝트에 펀딩을 진행 중이다. 현재 퀸즐랜드 대학교(호주), 모더나 테라퓨틱스(미국),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미국), 큐어백(독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0여개사도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중이다. 또 4곳의 정부기관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방 백신의 경우 기존에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 5개 업체이다.

이들은 자체 백신 생산능력 또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활발한 국내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치료제의 경우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에서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젬벡스 등 16개 기업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 제약사 등이 힘을 결집하는 민관협력 모델도 활성화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방역에 필요한 신속진단제와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최근 8개 연구 과제를 공고했다.

하지만 치료제 출시는 이르면 6월은 돼야 할 전망이다.
임상단계가 가장 빠른 렘데시비르의 경우 임상이 끝난 후인 5월 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다른 치료제들은 임상시험이 끝나야 출시될 수 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 메르스 등도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