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만기 올해 38조원...기업 유동성 안정 총력
[파이낸셜뉴스] 코로나 사태로 대기업들의 '4월 위기설'이 흘러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로 기업들이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우량 회사채 지원에 팔걷고 나섰다. 회사채 등급이 안정적인 경우 기업당 최대 2000억원씩 최장 3년간 차환해 우량 기업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기업들의 유동성 우려가 해소되고 회사채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산은, 1.9조 차환발행 지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회사채 지원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날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가 20조원 규모로 가동됐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조900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신청이 시작됐다. 2조2000억원 규모로 시행키로 한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행에 시일이 걸려 우선적으로 차환 발행을 먼저 시행한 것이다.
산은의 차환발행 대상은 우량 회사채로 주로 대기업이 해당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 유동성 위기가 대기업 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희망 기업이 산은에 차환 발행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기업당 2000억원까지 3년까지 연장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있는 기업의 경우 2000억원 내에서 3년 이내로 차환 발행을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목표금액 1조9000억원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진행이 된다.
다만 지원 대상은 회사채 등급이 A로 우수하거나, 코로나19로 등급이 하락한 기업 가운데 투자등급인 BBB이상인 경우만 포함된다. 신용등급 차체가 내려간 경우만 해당되며 전망치가 낮아진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대다수 안정적인 대기업들은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로 등급이나 등급전망이 낮아진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한진칼 등은 지원대상 등급에 미치지 못해 차환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조원 채안펀드도 가동
정부는 차환발행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채안펀드의 경우 산은이 2조원, 기업은행이 5000억원 등 각 은행별 지원액에 따라 수요 예측을 진행중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시중은행 6곳으로 구성된 투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운영방식 등을 논의해 지원을 진행중이다. 참여 금융사들이 10억원을 우선 지원한 후 추가로 10억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스템 논의도 진행중이다. 신속인수제는 산은이 총액을 인수해 채권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 매각하는 방식인데 시스템 마련에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금융사 등과 함께 구체적인 리스크 관리 등 세부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 지원에 공백이 없도록 정책을 시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당장 회사채 차환에 나서는 대신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아예 차환 발행 대신 상환을 검토중인 곳도 있다. 현대와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차환 발행 여부를 고심하면서도 상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5월과 6월에도 각각 4조원이 돌아온다. 연말까지 총 38조3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따라 회사채 시장 상황에 따라서 정부의 회사채 지원책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기업들의 자구 노력도 독려하고 있다.
이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대기업 지원과 관련 시장조달 우선과 기업의 자구노력 선행을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시장 조달 노력이 우선인 만큼,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이 금리, 보증료율, 만기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 가용자산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1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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