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전적을 보더라도 불과 몇 %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부가 갈렸다. 19대와 20대 총선에선 6~7% 차이로, 18대 총선의 경우 단 1.2% 차이로 당락이 엇갈릴 만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현역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병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들은 17대 총선 열린우리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지만 4.15 총선을 앞두고 정적이 돼 만났다.
"힘내십시오! 김영주입니다." 9일 오전 7시 영등포역 4번 출구에서 만난 김영주 후보는 출퇴근하는 주민들을 향해 '안녕하십니까'라는 상투적인 인사 대신 '힘내십시오'라는 진심이 담긴 위로를 건넸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상의 공포에 휩싸인 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몸과 마음의 피로도가 켜켜이 쌓인 유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기호 1번이 적힌 파란색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지나는 주민들과 어느정도 거리를 둔 채 '시원시원한' 90도 인사로 씩씩하게 응원했다.
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19, 20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한 3선 중진의원 출신으로, 2017년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한 유권자는 "이번에 또 나오셨네"라며 김 후보에게 반가운 표정으로 주먹인사를 건넸고, 50대 중년 남성은 "난 원래 민주당 좋아한다. 김영주 후보의 유튜브 영상도 다봤다"며 "이번에도 꼭 돼야 한다"며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지역 3선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여유있지 않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손사래를 치며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하루하루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지난 8년간 영등포를 종로·강남에 이어 서울 3대 도심으로 만들었다"며 제2세종문화회관 설립 등 굵직한 성과를 어필했다. 이어 "앞으로의 4년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시발전 사업을 마무리해 영등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전 7시30분. 문병호 통합당 후보는 서울 지하철2호선 신도림역 2번 출구 앞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유권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건넸다. 핑크색 점퍼와 마스크를 쓴 문 후보는 '먹고 사는 문제라면, 문병호가 답이다'라며 현 정부의 경제실정론을 집중 어필했다. 일부 유권자는 "어제 영등포역에서 만났는데 여기서 또 만나니 반갑네요", "꼭 이기세요"라며 문 후보를 응원했다. 특유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유권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이(2)번에는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라며 기호 2번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출신인 문 후보는 현역 의원 시절 뛰어난 의정활동과 풍부한 사법적 경륜 등을 앞세워 당의 중책에 등용되는 등 논리력과 전투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4.15총선에서 현 정부의 경제실정, 안보 및 외교실종을 민심으로 심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특히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무리한 소득성장정책 추진으로 중소상인, 영세 소상공인을 소득절벽으로 내몰았다며 각종 상가 등이 밀집한 '자영업자' 표심을 자극했다.
문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심판론으로 중도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지지해줄 것"이라며 "중도보수와 정통보수가 힘을 합쳐 연합정당인 미래통합당을 만드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선시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며 "통합당 지지 기반을 넓히고 중도보수 정당으로 환골탈태할 적임자"라며 "통합당 노선을 혁신해 모든 세대와 계층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중도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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