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단일화했다면 정의당 창원성산, 민주당 용산구 승리 예상
정의당, '진보1번지' 지역구 빼앗겨 극심한 타격..'압승' 민주당은 영향 미미
정의당, '진보1번지' 지역구 빼앗겨 극심한 타격..'압승' 민주당은 영향 미미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진보 분열로 미래통합당이 ‘어부지리’ 의석을 차지한 지역구는 2곳으로 분석된다.
창원성산 선거구는 강기윤 통합당 후보가 6만1782표(47.3%)를 얻어 4만5567표(34.8%)를 받은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2만662표(15.8%)를 받은 이흥석 민주당 후보를 여유롭게 제치고 일찌감치 승리의 깃발을 꼽았다. 만약 진보 진영의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단순 합산으로 6만6229표(50.6%)를 거둬 지역구를 지켰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에게 창원성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 곳은 인구에서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에 노동당 계열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석된다.
17대 총선과 18대 총선에서 정의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소속 권영길 전 의원이 연이어 당선됐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선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와 김창근 진보신당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6%포인트 차이로 당시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에게 의석을 빼앗겼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 고 노회찬 의원이 과반 득표로 지역구를 탈환했고, 노 전 의원의 사후에 치러진 2019년 보궐선거에선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나서 수성했다.
그러나 이번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의 단일화 거부로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되면서 강기윤 통합당 후보가 19대 총선에 이어 ‘진보 분열’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결국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경기 고양갑)만이 지역구에서 살아남았다. 정의당 입장에선 한 석이 소중한 와중에 텃밭마저 내어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10%에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여전히 300석 중 2%에 불과한 의석을 갖게 됐다"며 ”자랑스러운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민주당 입장에선 단일화 무산에 따른 출혈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서울 용산구다. 강태웅 민주당 후보는 6만3001표(47.1%)를 얻어 6만3891표(47.8%)를 거둔 권영세 통합당 후보에게 접전 끝에 패배했다. 캐스팅보트는 정연욱 정의당 후보였다. 4251표(3.1%)를 얻어 당락을 갈랐다.
정의당 내 거물급인 이정미 후보가 출마한 인천 연수구을도 진보 진영의 표가 갈리면서 당초 방송3사 출구조사에선 민경욱 통합당 후보의 당선이 전망됐으나 정일영 민주당 후보가 막판 뒤집기로 승리를 따냈다.
민주당이 단일화 없이도 지역구에서 대승하면서 향후 선거에서의 진보 진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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