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표선면 샤인빌파크CC에 고니 3마리 둥지 틀어
한진 측 “전시·관람용으로 들여와 제동목장서 키우던 것”
골프장 측 “고니를 잡아다가 풀었나? 우리가 장물아비냐”
한진 측 “전시·관람용으로 들여와 제동목장서 키우던 것”
골프장 측 “고니를 잡아다가 풀었나? 우리가 장물아비냐”
[제주=좌승훈기자] 골프장에 날아와 정착한 백조(울음고니)를 두고 한진그룹 측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사인빌파크CC(18홀)에는 4년 넘게 백조 3마리가 4년 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계열사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에서 키우던 고니가 날아간 것이라며, 최근 경찰관과 함께 골프장을 찾아와 돌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가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해당 고니는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씨(정석기업 고문)가 지난 2005년 해외에서 들여와 제동목장 내부에 있는 총수 일가 전용별장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던 것이다.
울음고니는 혹고니를 제외한 고니 중에서 가장 크며, 매우 긴 목을 가지고 있어 깊은 소리를 낸다. 전신이 회백색으로 부리와 다리는 검다.
샤인빌파크CC 측은 이에 대해 “리버(river)코스에 고니 3마리가 4년 전부터 날아와 둥지를 들었다. 처음 3마리이던 게 중간에 2마리가 됐다가 2년 전부터는 다시 3마리가 한 가족처럼 정착해 살면서 골프장 명물이 됐다”며 “골퍼들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을 정도로, 골프장 환경에 동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리버코스에는 물고기와 수생식물이 풍부해 4년 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에는 텃새가 된 청둥오리 4마리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진 측의 소유권 주장에 대해 “우리가 잡아와 풀어놓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 날아와 둥지를 튼 것을 우리가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고니가 한진 소유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며 “우리가 장물아비도 아니고 경찰관과 함께 찾아왔던 데, 정말 불쾌하다. 법대로 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진 측은 총수 일가 ‘백조갑질’ 의혹 제기 당시 "2009년 한진그룹 계열사 한국공항이 전시관람용으로 정상적인 수입절차를 거쳐 백조 암수 한 쌍을 들여왔다"며 "해당 백조는 야생동물보호법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 및 수출입 허가 대상 야생동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당초 백조는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주민속촌에서 사육했으나, 관광객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갖춘 제동목장으로 옮겨서 사육하게 됐다"며 "백조를 관리하는 전담 직원은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직원에게 윽박지르거나 물통으로 머리를 치는 등 폭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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