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이명박·박근혜 사면론' 선긋는 與 "반성없이 면죄부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5 11:30

수정 2020.05.25 11:36

與 핵심 인사들 전직 대통령 사면론 한목소리 반대
박주민 "판결도 안나왔는데 유죄 사면하나"
안민석·박범계도 "반성없어", "용서 빌어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데다 사면 시 진영대결만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면을 이야기하는 분들은 국민 통합을 이유로 들고 있다. 맞지 않는 말씀이라 생각한다"며 "명백히 드러난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한 분과, 다른 한 분은 재판에 협조를 안 하고 있어 사법부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분들의 사면이 어떻게 국민 통합을 이끄나"라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사면을 위해선 법적 절차가 끝나야 하는데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서 "사면하는 것은 법률이 정한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분들은 무죄라 주장하는데, 판결도 안 나왔는데 '유죄를 사면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 사건으로 올해 2월 2심에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파기환송심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35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선고가 오는 7월 10일 진행될 예정이다.

박 최고위원은 "사면이 권력자를 위한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 사면이 이뤄지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지켜야 한다"며 "두 전직 대통령이 재판에 임하는 모습과 재판 결과를 봐야 할 때"라고 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명박근혜'로 지칭하며 "사면론은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에 근거한다. 그런데 그들을 사면하는 것이 통합에 도움이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통합은 커녕 갈등과 편 가르기, 분열을 증폭시킬 것이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특히 반성 없는 사면은 더욱 안 된다. 이명박근혜가 반성과 사죄를 한 적도 없다. 혹 진심으로 반성해 사죄하더라도 사면이 될까 말까 한데 아무런 반성 없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 역시 사면론에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지난 총선에서 옥중 서신을 통해서 정치를 여전히 하고 계시는 분"이라며 "(판결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이 아니라 아직 잉크를 담지도 못한 그런 상황인데 그 (사면) 이야기가 나오려면 최소한 정치에 있어 용서를 비는 제스처가 있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1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누군가(대통령에게) 건의할 용기가 있다고 한다면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이 적기"라며 "그 중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고 언급, 사면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SNS에 "대통령마다 예외없이 불행해지는 '대통령의 비극'이 이제는 끝나야 하지 않겠나. 두 분 대통령을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놔둔 채 국민통합을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사면론에 힘을 실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