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육감, "싱가포르처럼 휴교 안돼"...등교 원격 투트랙 학업에 만전
[파이낸셜뉴스] "아이가 가정학습을 지루해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죽하면 학교에 가고 싶다고 울기까지 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박하연 학생의 손을 꼭 잡고 등굣길에 나선 아버지는 학교가 준비를 철저히 해준 덕분에 불안감이 덜하다고 말했다.
27일 초등학교 1~2학년 개학을 맞은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 앞은 긴장감과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하는 설레임이 공존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이 넘어서자 초등학교와 붙어있는 보성중·고등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먼저 거리를 가득 채웠다. 이날은 중3, 고2 학생들도 첫 등교를 했다.
■학부모들 '불안' '기대' 공존
첫 등교를 하는 중·고생들은 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시험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보성고등학교 2학년 이모(18) 군은 "코로나도 걱정되지만 그보다 등교를 시작하고 바로 시험이 있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보성중학교 3학년 신모(16) 군은 "혹시 마스크를 잃어버릴까 봐 2장 더 여유분을 챙겨왔다"며 "중간고사가 없어 기말고사 범위가 넓어져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8시 23분 엄마의 손을 잡은 세륜초교 학생의 첫 등교가 이뤄졌다. 8시 40분이 넘어서자 마스크를 쓰고 부모님 또는 조부모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세륜초교의 등교시간은 8시 50분부터 9시 10분까지다. 본격적인 등교시간인 8시 50분이 되자 교문 앞에 서있던 학생들의 줄이 흐트러지고 학생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교문에서 발열 확인을 하며 교문 밖으로 이어진 대기줄은 8시 50분경엔 100m가 넘게 늘어서기도 했다. 세륜초 교감 등 교문 지도를 하는 교사들이 거리두기와 발열 안내를 서둘렀지만 긴 줄은 쉬이 줄어들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와 은평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등교 연기가 됐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1학년 자녀를 둔 변모(40) 씨는 "학교에 방역 준비가 어느 정도 됐는지 몰라 불안하다"며 "자녀를 등교시키면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인 박주은씨는 "매일도 아니고 일주일에 2번의 짧은 시간이니 학교에 보내고 싶다"며 "불안감이 전혀 없진 않지만 아이가 마스크를 쓰는 것도 익숙하고 학교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개인 칸막이도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등교, 원격수업 투트랙 지켜가길"
얼떨떨해하며 등교를 하는 학생들과 달리 학부모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엄마 한 번만 쳐다봐, (찰칵) 됐다. 잘 다녀와." 정문 앞에선 자녀의 첫 등교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한 1학년 학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서로 친분이 있는 학부모들끼리는 반갑게 인사하며 대화의 꽃이 피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1학년 학부모 원모(47) 씨는 "걱정이 많이 되긴 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학년이니 만큼 학교를 보냈다"며 "학교에서 잘 관리해줄거라 생각한다"라며 학교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세륜초등학교는 등교 하는 날엔 기존 신청자를 대상으로 오후에 일상돌봄을, 원격수업을 하는 날엔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전부터 긴급돌봄을 운영한다.
세륜초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한국이 싱가포르처럼 다시 휴교의 길에 들어서거나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방역을 철저히 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의 투트랙 학업의 길을 잘 지켜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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