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삐라·페트병' 단체 청문회..설립허가 취소 '잰걸음'

'삐라' 자유북한, '페트병' 큰샘 두 탈북민단체 대상
특이사항 없을 경우 법인 설립허가 취소 진행될듯
큰샘 "행정소송 통해 저항..지속 다퉈나갈 것" 밝혀
통일부 등록단체 빠지면 공식적 모금 일체 불가능

박정오 큰샘 대표(오른쪽)와 법률대리인 이헌 변호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대북전단(삐라) 및 물품 살포 탈북민단체에 대한 통일부 청문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대북전단(삐라) 및 물품을 살포한 탈북민단체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 처분 절차에 나선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에 ‘전단(삐라)’와 페트병을 살포한 탈북민단체에 대해 정부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통일부는 29일 이들 단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설립허가 취소 전에 해당 단체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차원이다.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과 항공안전법·공유수면법 등에 대한 위반 혐의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지난 11일 경찰에 수사의뢰 했고, 15일에는 ‘처분사전통지서’를 발송해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삐라와 각종 물품을 대형풍선을 북한에 날려 보냈고, 큰샘은 쌀 등 여러 물품을 담은 페트병을 물길을 따라 북한에 흘려보낸 바 있다. 정부는 이들 단체의 활동이 남북 간 긴장감을 높이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 큰샘 박정오 대표는 변호사와 함께 참석했고 처분사전통지서에 통지된 처분의 원인 사실과 처분 사유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큰샘이 제출한 의견 등을 충분히 검토해 처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큰샘 측은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북한이 페트병 보내기를 문제삼지 않았고, 지난 2016년 이후 100차례 이상 (살포를) 하면서 문제가 없던 것을 지금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침해한다며 설립취소를 한다는 것은 중대명백하게 위법부당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큰샘 측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가 취소될 경우 효력정지 처분을 하고 행정소송을 통해 정부의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혀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법리적 싸움을) 다퉈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에 출석한 큰샘과 달리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청문에 참석하지 않았고 별도의 의견 제출도, 의견 개진도 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행정절차법 제35조에 따라 청문절차를 종결, 추가 제출 서류 등을 확인한 뒤 취소처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법인 설립허가 취소는 청문회와 그 결과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열람, 이후 행정처분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거쳐 통일부 등록단체에서 취소되면 지정기부금, 기부금모집단체에서도 해제된다. 물론 공식적 모금활동 역시 할 수 없다.

이날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이 단체들에 대한 설립허가가 취소되느냐’는 질문에 “현재 상황에서 예단해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 “향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다음 결과가 진행되면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mail]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