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장려책 '고 투 트래블 캠페인'
아베노마스크, 10만엔 급부, 긴급사태 선언 뒷북 논란
장기집권 지탱해 온 아베노믹스 좌초에 불안감
경산성 출신 소수 관저 측근 관료들의 미숙함과 실책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 경기 회복 조바심
아베노마스크, 10만엔 급부, 긴급사태 선언 뒷북 논란
장기집권 지탱해 온 아베노믹스 좌초에 불안감
경산성 출신 소수 관저 측근 관료들의 미숙함과 실책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 경기 회복 조바심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민심과 동떨어진 코로나19 대책을 잇따라 내놓는 등 정책 오판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껏 장기집권을 가능케 했던 아베노믹스 좌초에 대한 불안감, 경제산업성 출신의 소수 관저 측근들에 둘러싸인 점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역보다 경제'...민심은 불안한데
20일 일본 사회를 달구고 있는 국내 여행 장려책인 '고 투 트래블 캠페인'은 경제를 브이(V)자로 회복시키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총리 관저의 실세그룹인 경산성 출신 관저 관료들과 경산성의 공동작품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국내 여행시 1인당 여행경비의 50%를 상한으로 최대 2만엔(1박 기준,약 22만원)을 정부가 대준다. 4인 가족일 경우엔 8만엔(89만원)이나 된다. 이 사업의 총 소요 예산은 총 1조3542엔(약 15조2300억원)이나 된다.
문제는 5월말 부터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코로나도 덩달아 확산된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책 취소, 재검토 요구가 빗발쳤다. 정책 시행을 엿새 앞둔 지난 16일 급거 정책 수정이 이뤄졌다. '도쿄도민의 지역 관광, 여타 지역에서 도쿄를 목적지로 하는 여행'만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번엔 이미 '고 투 트래블 캠페인'만 믿고, 숙박시설 등의 예약을 마친 도쿄도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왜 도쿄도민만 차별하느냐"부터 "예약 취소시 위약금은 누가 내냐"식의 비판이 쇄도했다. 소셜네트워크(SNS)등에선 '고 투 트러블(문제)'라는 볼멘 소리가 분출했다. 또 도쿄만 막아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 역시 크다.
이날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4％가 이 여행 장려책을 오는 22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역시 응답자의 80％가 사업 시행이 "너무 빠르다"고 반응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아사히(33%), 니혼게이자이(43%), 교도통신(38.8%), 요미우리신문 (32%)등 매체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재집권(2012년 12월)이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측근 정치에 따른 편향적 여론 수집
코로나 사태 발발 후 아베 정권의 상황 오판은 그 외에도 수두룩하다.
실제 일본 정부는 최근 경제문서에서 목표치를 속속 삭제했다. 목표 숫자를 제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지난 17일 각의(국무회의)를 통과한 '경제재정 운영 및 경제사회의 구조개혁에 관한 기본방침'에선 명목 국내총생산(GDP)2020년 600조엔이라는 목표치가 삭제됐다. 2025년 기초재정 수치 흑자화라는 목표도 삭제됐으며, 올해 관광백서에선 해외 관광객 입국 목표치도 제시하지 못했다. 최근 일본은행(BOJ)은 올해 일본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4.5~-5.7%로 하향 전망했으나, 코로나 재확산 정도에 따라 실제는 이 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총리 주변을 에워싼 경산성 출신 관료들의 미숙함도 아베 내각 지지율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 사태 3개월간 매일 밤 관저에서 비서관들과 저녁 도시락을 먹으며 지냈다고 한다. 최근 아사히 신문은 "총리가 측근의 편향된 정보로만 여론을 판단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도시락 멤버'로는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 출신으로 관저 최고 실세인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 또 그가 발탁한 경산성 출신인 사이키 고조 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사이키 비서관은 아베노마스크 정책을 입안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거 실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에 대한 절박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 정가에선 아베 총리가 정권의 구심력을 확보하기 위해 8월 중의원 해산·9월 총선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그러려면 경제를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다. 자연히 방역보다는 경제가 우선순위가 되면서, 코로나 재확산에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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