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일반 시민들 그대로 방치
사망 전 남긴 사진·글 남아 있어
연예인은 ‘기념계정’ 전환 운영도
SNS업체 따라 처리방침도 달라
"분명한 사후정책 필요" 한목소리
사망 전 남긴 사진·글 남아 있어
연예인은 ‘기념계정’ 전환 운영도
SNS업체 따라 처리방침도 달라
"분명한 사후정책 필요" 한목소리
특히 사망한 뒤에도 다른 이용자들이 꾸준히 방문하는 유명인의 계정을 놓고는 분명한 처리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망 뒤 로그인 정보를 가족에게도 알려주지 않아 계정이 온라인상에 방치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유명인 사망 뒤 계정 방치 사례 다수
28일 개별 SNS 운영업체 등에 따르면 생전에 SNS 계정을 운영해온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의 계정이 온라인상에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에 남아있는 경우에도 운영방식은 제각각이다. 정치인이나 일반 시민의 경우엔 그대로 방치된 경우가 다수지만 연예인 계정은 기념계정으로 변경돼 운영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최근 세상을 떠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지난해 숨진 고 정두언 의원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평소 고인이 관리하던 상태 그대로 멈춰있는 상태다. 프로필 사진이 그대로 걸려있고 고인이 올린 글도 사망 직전까지 남아 있다.
고 종현(김종현), 고 설리(최진리), 구하라 등의 경우엔 팬들이 적극 나서 계정을 관리 중이다. 이들의 SNS 계정은 대부분 법상 권한을 가진 가족의 요청에 따라 기념계정으로 전환돼 팬들과 함께 추모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두 경우 모두 계정 주인이 생존해 있을 때와 큰 차이는 없다. 이들 계정엔 때때로 댓글 등으로 고인을 비판하거나 모욕하는 게시글도 올라온다. 다만 추모계정으로 공식 등록된 경우 가족과 팬들이 적극 나서 계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지만, 방치된 계정은 로그인 없이 온라인 공간에 남아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특히 방치된 계정의 경우 해킹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우려도 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소설가로 명성을 얻었던 고 마광수 교수 계정엔 최근까지도 수차례에 걸쳐 온라인 몰카나 유튜브 영상이 게재되기도 했다.
공식계정이 없는 경우엔 망자를 사칭해 모욕하는 계정이 등장해 논란을 빚기도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고인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듯한 SNS 계정이 별다른 제재없이 다수 운영 중이다.
업체별 사후정책 적극 홍보해야
개별 SNS 운영업체들은 업체별로 서로 다른 사망자 계정 처리방침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생전에 자신의 사망 뒤 계정을 기념계정으로 전환할지, 완전 삭제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념계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념계정으로 전환할 경우 사후 다른 이가 계정을 계속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인을 지정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제도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않아 이용자 중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용자가 사망한 뒤 유족이 SNS 운영업체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유족이 망자의 로그인 정보를 알 수 없어 완전 삭제나 단순 추모계정으로 온라인상에 남기는 것 사이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온라인에 계정을 남기기로 선택한다면 관리가 아닌 방치상태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다른 SNS 업체들도 비슷한 상태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기념계정 제도를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은 망자의 SNS를 추모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당초 비활성화 계정 삭제방침을 밝혔던 트위터도 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명인 계정을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다만 카카오와 네이버는 일부 서비스 계정을 휴면시킨 뒤 장기간 미로그인하면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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