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 취임 후 열흘이 넘게 흘렀지만 치안정감 등 경찰관 고위직 인사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다주택 공무원에 대한 승진 제한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인사지연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전부터 2주택자에 대한 경찰 고위직 승진을 제한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김 청장 취임 이후 11일이 흐른 시점에서도 치안정감·치안감 등 고위직 인사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조직 내 6명에 불과한 최고위직이다. 치안정감이던 김 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승진하면서, 조직 내 인사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인사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24일 임기를 시작한 민갑룡 전 경찰청장의 경우에는 취임 다음날인 25일 치안정감 4명에 대한 승진·내정 인사가 단행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강신명 전 경찰청장 당시에도 8월 25일 취임 이후 같은달 29일에 고위직 인사가 실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익숙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최고위직인 치안정감 인사다 보니 (정부에서도) 고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다주택 공무원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이 발표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각 부처 고위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상황 전수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실제 조사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으나, 치안정감이 경찰조직 내 최고위직인 만큼 인사에 고심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부처보다도 이전부터 경무관 승진부터는 실 거주목적 외에 2주택 소유자면 승진을 배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인사 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8월 24일 취임했으나, 다음달 19일에 고위직 인사가 실시됐다. 경찰청장의 의지에 따라 인사 시점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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