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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류변화 감지되는 미중갈등 유일한 '접점' 무역합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06 11:54

수정 2020.08.25 12:4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올해 1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劉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올해 1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수많은 미중갈등 요소 중에서 유일하게 접점을 찾아가고 있던 1단계 무역합의에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압박에 대응한 ‘파기’ 언급이 재차 나왔으며 미국에선 ‘실패한 합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와 류허 중국 부총리는 오는 15일 1단계 무역합의를 평가하기 위한 화상 회담을 연다.

양국은 지난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서에 서명하고 2월 시행에 들어갔다. 합의서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도록 규정돼 있다.


회담은 중국이 농산물·공산품·서비스·에너지 등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 달러(약 239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내용의 1단계 무역합의 내용에 대한 중간 점검 차원이다. 얼마나 제대로 실행했는지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월 하와이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난 뒤 “두 나라 간 1단계 무역합의 모든 의무사항에 대한 완수 및 이행을 다시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이보다 하루 전날 미·중 관계의 급속한 악화 분위기 속에서도 1단계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하지만 실제 이행 성적은 약속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채드 브라운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1단계 무역합의에 적용되는 제품에 대한 중국의 구매액은 333억 달러로, 목표치의 47%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심이 몰려 있는 농산물과 에너지제품의 경우 중국 수입액이 각각 9.3%(1·분기 기준)와 8%(1~5월)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국 내의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나섰으나 하반기에 나머지 수입액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가 남아있고 중국은 남부지역 홍수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입었다.

반면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미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신뢰 못하는 중국 앱은 앱스토어에서 제거되길 희망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남중국해 영유권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홍콩 국가보안법에서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타오르는 상태다.

중국은 이에 맞서 보복을 천명했지만 사실상 실행에 옮긴 것은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 폐쇄와 중국 내 미 언론매체의 추방 정도였다. ‘신냉전을 반대하며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그 동안 중국의 전체적인 대외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공세가 커지면서 1단계 무역합의를 파기해버릴 수 있다는 발언이 중국에서 나왔다. SCMP는 한 중국 정부 고문을 인용, “1단계 무역 합의의 존속은 중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행동에도 달려 있다”며 “만일 현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 원한다면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죽이도록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경고로 읽힌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1단계 무역합의 흔들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가 중국과 맺은 1단계 무역합의는 실패하고 있다. 모호하고 약하며 반복되는 중국의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지금 무역합의는 체결했을 때보다 내겐 의미가 덜하다”라며 의미를 축소하는 발언을 했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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