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악 내려받기의 전설이었던 미국 냅스터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기술업체 멜로디VR에 7000만달러에 팔렸다.
냅스터는 현재 파일 공유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기술업체 리얼네트웍스는 냅스터 사업 부문을 멜로디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리얼네트웍스는 1999년 디지털 업계 선각자인 션 파커가 공동창업한 업체다. 정보기술(IT) 붐 당시 주가를 날렸다. 파커는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냅스터는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웹사이트로 수천만명이 불법으로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내려받기 하던 사이트다. 2001년 헤비메탈 그룹 메탈리카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폐쇄됐고,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재건됐다.
그러나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재건된 것이 냅스터에는 전화위복이 됐다. CD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애플 아이튠스를 통한 음악 내려받기로 시장 흐름이 바뀌고, 뒤어어 스포티파이 같은 대형 합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종을 이루게 됐기 때문이다.
냅스터는 아이폰 같은 음악 내려받기 서비스로 전환했다가 나중에는 스트리밍으로 전환했다.
현재 스트리밍이 가능한 음악이 9000만곡, 사용자 수는 300만명에 이른다.
멜로디는 '라이브 네이션' 등 프로모터들과 협력해 가상 음악 콘서트,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스트리밍 하는 업체다.
멜로디 최고경영자(CEO) 앤서니 맷쳇은 냅스터의 스트리밍 부문과 멜로디의 가상 음악 사업이 결합하면 강력한 영향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번 합병을 통해 순익 달성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수대금 7000만달러 가운데 1500만달러는 현금, 1100만달러는 멜로디 지분으로 지불한다. 대금의 절반 이상인 4400만달러는 음반 로열티 등으로 지급된다.
그러나 멜로디의 막대한 부채는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멜로디의 지난해 매출은 20만파운드(약 3억원)에도 못미친다. 반면 세전손실은 1610만파운드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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