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레바논 베이루트의 항구 폭발 참사 현장에서 사건 발생 약 1개월 만에 생존자 흔적이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칠레 수색구조대 소속 탐지견은 지난달 4일 폭발 참사로 폐허가 된 베이루트 게마이제 거리 인근에서 건물 잔해를 수색하다가 생존 징후를 발견했다. 탐지견은 1층에 술집이 있던 건물 잔해에 멈췄는데 해당 건물은 참사 직후 이미 수색작업을 거쳤던 곳이었다.
칠레 수색구조대는 이날 오전 탐지견의 발견 직후 음파 탐지 장비와 열화상 카메라 등 특수 스캐너를 이용해 정밀 수색에 나섰다. 열화상 카메라 관측 결과 몸집이 큰 사람과 웅크린 작은 사람 등 최소 2명의 사람이 탐지됐다. 음파 탐지 장비에서는 작은 사람에게서 분당 18회의 희미한 맥박이 감지됐다.
칠레 수색구조대장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호흡이 감지됐다. 이는 동물이 아니라 사람 숨소리"라며 "혼수상태에 빠진 채 천천히 호흡을 하고 있는 사람 같다.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구조팀은 매몰된 사람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미터의 잔해를 뚫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3개 탐사구를 개척해 시간당 10㎝씩 전진 중이다. 이들은 조명 장치 등을 설치하고 야간작업에 돌입했다.
생존자가 구조된다면 사건 발생 29일 만에 구출되는 것이다. 칠레 수색구조대는 과거 아이티 대지진 당시 27일간 매몰됐던 남성을 구조한 경력이 있다. 당시 해당 남성은 구조 당시 심각한 탈수와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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