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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개수는 많은데 잔고는 그대로인 이유가 뭘까요 [재테크 Q&A]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06 16:47

수정 2020.09.06 16:47

지출은 저축 후 남은 돈으로… 고정비용 파악이 우선
35세 직장인 A씨는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위해 1억원을 만드는 게 지상목표다. 지난해 독립해 월세집에 살면서 승용차를 한 대 굴린다. 부모님 사업이 어려워져 결혼자금 지원은 포기한 상태며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절약해 목표를 달성해보려 한다.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통장 잔고는 몇 년 전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이다. 독립 이후 쓴 주거, 차량 구입비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동안 번 돈을 흐지부지 쓴 것 같다는 반성도 하게 된다.


A씨의 월 소득은 320만원이다. 월세 50만원과 차량 할부금 33만원, 공과금 및 관리비 10만원, 보험료 16만원, 통신비 5만원 등 고정 지출비는 114만원이다. 변동비 비중이 다소 크다. 교통비 10만원과 식비 70만원, 데이트 비용 40만원, 비상금 10만원, 의료비 6만원, 운동비 10만원, 파악되지 않는 지출 60만원 등 206만원에 달한다.

자산은 예금 20만원과 청약통장 1500만원, 전세보증금 5000만원, 자동차 2300만원, 연금상품 600만원 등을 합해 9420만원이다. 다만 차량 할부금 900만원이 남아있기 때문에 순자산은 8520만원이다.

신용카드 결제통장, 보험료 결제통장, 의료비통장, 데이트통장 등 통장이 7개나 되지만 소득과 지출이 일치하기 때문에 저축을 할 수 없다. A씨는 1억원 모으기라는 목표는 있지만 당장 어떻게 실천해야할지 몰라 답답하다. 청약통장은 내집 마련할 때 써야 하고 자동차는 현 상황에서 유지할 수밖에 없다. 당장 결혼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월세보증금 5000만원밖에 없다.

통장 개수는 많은데 잔고는 그대로인 이유가 뭘까요 [재테크 Q&A]

금융감독원은 A씨에게 통장을 줄이고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A씨처럼 매달 자금 배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면 꾸준히 관리해나가기 어렵다. 통장 수를 줄여 통장정리를 단순하게 하고 저축과 자산증식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A씨의 지출관리 중 가장 큰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이다. 신용카드는 소득공제가 되고 결제가 쉬우며 혜택이 많다. 하지만 A씨에겐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연체는 없지만 평소에 몇 십 만원씩 부족한 경우가 많아 신용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 A씨가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휴대폰 요금 1만3000원 할인 외에는 다른 포인트 적립 혜택이 미미하기 때문에 연말정산 공제혜택이 더 큰 체크카드로 갈아타야 한다.

A씨는 금감원의 조언에 따라 지출관리가 용이한 현금 및 체크카드 위주로 돈 관리를 하기로 했다. 당분간 전자기기 구매 같은 목돈 지출이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는 결혼준비 과정에서 필요 시 사용하기로 했다.

고정지출을 줄이는 게 A씨 자산관리의 핵심 과제다. 독립하면서 주거비용과 차량구입 등으로 고정지출이 늘어났다면 변동지출을 줄이면 된다. 저축은 남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저축한 후 남은 금액으로 지출을 짜임새 있게 통제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 자산관리에서 어느 것을 하나 선택하면 어느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감원은 "합리적인 생활비 산출의 시작은 고정지출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돈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자 가운데 고정비용을 제대로 따져보지 못한 경우는 70% 이상에 달한다"고 전했다. 저축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출해야 할 때는 정말 필요한 지출인지, 고정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누려야 하는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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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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