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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시험 결과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 '거의 없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6 09:30

수정 2020.10.16 09:30

헝가리에서 촬영된 렘데시비르 표본.AP뉴시스
헝가리에서 촬영된 렘데시비르 표본.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서 지난 5월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사실상 사망률 감소에 큰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진행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테로이드 소염제인 덱사메타손을 제외한 나머지 치료제들 모두 효능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WHO의 코로나19 치료제 연대 임상시험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10월 사이 렘데시비르와 수산화 클로로퀸, 로피나비르, 인터피론을 포함한 코로나19 치료제 4종을 투약 받은 입원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WHO는 해당 약물 4종을 접한 환자들 가운데 "사망률이 상당하게 내려갔다는 증거가 없다"며 문제의 약물들을 사용해도 산소호흡기 치료 횟수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약물들이 "입원 환자의 사망률 감소에 거의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검토 단계를 넘지 못했으며 WHO는 FT가 보도한 내용이 비공개 자료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미 제약사 길리어드는 "WHO가 동료 비평 단계 이전에 수집한 연대 임상시험 자료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드러난 자료들은 우리가 렘데시비르의 효능에 대해 여러 차례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RCT)에서 입증한 풍부한 증거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로 지난 5월에 미 정부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당시 미 국립보건원(NIH)은 승인 전달 발표에서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면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짧아진다고 발표했고 이달 의학 논문에도 비슷한 내용을 게시했다. 길리어드는 7월에도 렘데시비르가 사망률 감소 효과를 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렘데시비르와 다른 약물을 혼합한 처방을 받았다.
WHO는 이번 실험에서 10일 동안 2750명의 환자에게 10일 동안 렘데시비르를 투약했으며 첫날은 200mg, 나머지 9일은 100mg을 처방했다.

FT는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일 경우 WHO가 인정한 유일한 치료제가 덱사메타손뿐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WHO는 이번 시험에 동원된 약물 4종과 달리 비교적 저렴한 덱사메타손을 언급하며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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