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펴낸 '정치가의 각오'
온라인에서 100만원 넘게 거래되자
20일 재출간했는데 공문서 기록 관리 부분 삭제
과거 민주당 정권 비판 소재였는데
아베 정권에서도 자행되자 삭제해 재출간
온라인에서 100만원 넘게 거래되자
20일 재출간했는데 공문서 기록 관리 부분 삭제
과거 민주당 정권 비판 소재였는데
아베 정권에서도 자행되자 삭제해 재출간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 때 일본의 온라인 중고책 거래시장에서 호가가 100만원이 넘었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과거 저서인 '정치가의 각오'가 20일 재출간됐다.
스가 총리가 야당 시절인 2012년 펴낸 '정치가의 각오, 관료를 움직이게 하라'의 내용을 보완한 것인데, 정권에 '불편한 내용'을 삭제한 게 특징이다.
지난달 스가 정권 출범 직후, 이 책이 단연 화제였다. 스가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한 기본서로 여겨졌으나, 이미 절판된 상황.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가격이 치솟더니 아마존 재팬에서는 9만9700엔(약 111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었다. 정가 1300엔(약 1만4500원)대비 80배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출판사인 '분게이슌주'가 재출간에 이르렀는데, 문제는 껄끄러운 내용을 싹 삭제한 채 내놓은 것이다. 공문서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며, 옛 민주당 정권을 비판했던 장이 그대로 삭제됐다. 해당 부분은 스가 총리가 지난 2011년 3월의 동일본대지진 수습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정권이 회의록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내용이다. 당시 그는 "정부가 모든 기록을 분명하게 남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의록은 가장 기본적인 자료다"라며 "그 작성을 게을리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까지 주장했다.
이 부분을 삭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베 정권 역시 똑같은 짓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스가 총리가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이던 최근까지 아베 정권은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이나 '벚꽃을 보는 모임' 논란 등 여러 의혹 사건에 관련된 공문서 조작, 폐기 등의 사실이 드러나 적지않은 비판을 받았다. 말과 행동이 달랐음을 화제의 책 재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준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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