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베를린행을 허가해준 건 본인이라며 나발니와 관련된 독살설을 부인했다.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제 전문가들의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나발니는 형사사건 수사로 여행이 제한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내가 검찰총장에게 출국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해 그가 떠날 수 있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내 누군가가 그를 독살하고 싶었다면 당국은 베를린행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발니가 러시아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스스로 독극물을 흡입했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독일 등 유럽연합(EU) 등이 나발니 사건의 책임을 러시아에 묻고 있으나 이를 입증할 생물학적 증거 등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해 ‘푸틴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 8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내에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쓰러진 지 32일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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