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부통령인 46대 미국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흑인 지도자들과 민권 운동가들은 환영을 하면서도 인종간 평등을 위한 험한 길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바이든은 유세 기간동안 자신이 미국을 통합시킬 인물이라며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해왔다. 부통령 러닝메이트에 흑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를 지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인 운동가들은 바이든 행정부를 더욱 압박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아들인 킹3세는 바이든의 당선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며 일이 절대로 끝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빈곤과 인종차별, 폭력을 미국 사회에서 추방시키려던 킹 목사의 꿈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끊임없이 도전과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경합주인 미시간과 위스콘신, 조지아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선거운동에 큰 힘을 얻었다. AP보트캐스트의 여론조사에서 흑인 10명 중 9명이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바이든은 이번 대선에서 역대 후보 중 가장 많은 7400만표 이상을 얻었다. 그러나 4년전 대선에서 같은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흑인표의 92%를 얻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약 87%로 감소했다. 흑인 유권자들이 그동안 지지해온 민주당에 저마 염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시민이 경찰의 연행 과정에서 목이 눌려 질식사한 것을 계기로 경찰의 폭력과 인종 평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따라서 바이든과 해리스는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많은 요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흑인 민권 운동가인 압둘알리 무하마드는 AP통신에 필라델피아의 예를 들며 바이든과 해리스가 경찰폭력과 빈곤, 구조적인 인종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까 우려했다.
무하마드는 “바이든이나 해리스는 그동안 필라델피아의 흑인들에게도 이로울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미시간주에서 대학교 1학년생으로 이번 첫 투표를 한 니아 크러처는 바이든에 지지표를 던졌지만 “그가 당선됐다고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진전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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