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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 걷는 로봇, 인간과 유익한 공존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18 13:00

수정 2020.11.18 13:49

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 이족보행 로봇 '휴보' 기술력 
협동로봇 RB시리즈에 자체기술 녹여 마진 높여
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가 협동로봇 'RB 시리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가 협동로봇 'RB 시리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협동로봇 'RB 시리즈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협동로봇 'RB 시리즈

[파이낸셜뉴스] “이족보행 로봇은 아시아 지역에선 혼다의 아시모(ASIMO)와 한국의 휴보(HUBO)가 대표적입니다. 향후 인간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더 발전하리라고 자신합니다.”
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에게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는 각별하다. 휴보는 사람처럼 걷는 인간형 로봇으로 지난 2004년 영국의 한영과학포럼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로봇이다.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최근엔 협동로봇을 출시하고 증시 상장준비를 마치고 수익화의 길에 들어섰다.


■인간형 로봇 ‘휴보’ 계기로 창업
휴보는 이정호 대표가 카이스트(KAIST) 재학 당시 지도교수이며 현 공동창업자인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휴보는 몸무게 55kg, 키 120cm로 1분에 65걸음을 걸었다. 사람처럼 보행하면서 장애물이 있으면 방향을 바꿔 걸을 수도 있다. 열 손가락은 독립적으로 움직였다. 그 덕에 가위·바위·보 같은 복잡한 손놀림이 가능하다. 41개 관절을 움직이며 팔에 실리는 하중까지 감지하는 인간형 로봇이다.

인간형 로봇은 현재까지는 상용화가 어렵다. 인간의 움직임을 흉내 냈지만 용도를 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기술적 가치가 탁월하다. 모터를 이용해 복잡한 관절을 통일성 있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로봇의 양쪽 다리에 힘을 싣는 과정, 균형을 잃었을 때 센서가 이를 로봇에 전달하고 다시 균형을 잡는 과정, 자율주행자동차처럼 공간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해가는 기술 등이 모두 집약돼야 한다.

휴보는 지난 2015년 미국 국방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한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도 우승하며 기술력을 검증한 바 있다. 이 챌린지에서 우승하려면 로봇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목적지에 도착해 스스로 내려야 한다. 내린 후에는 하차 지역에서 밸브 돌리기, 전동 드릴 집어 벽 뚫기, 플러그를 뽑아 다른쪽에 꼽기, 계단 오르기 등의 8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정 용도만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은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휴보는 이 임무를 모두 마치고 우승했다.

이정호 대표는 “각국에서 다양한 로봇을 선보이고 있지만 휴보는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인간처럼 운전하고 밸브를 돌리는 여러 가지 임무를 다 소화해냈다”면서 “감속기와 구동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협동로봇 RB시리즈 출시, "내년 1월 코스닥 상장"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협동로봇 ‘RB 시리즈’를 출시했다. 협동로봇의 외관은 일반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로봇팔'이다. 산업용 로봇과 외관은 비슷하지만 산업용 로봇은 전용 공간에서 로봇만 움직이고, 협동로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협업할 수 있다. 안전하게 움직이고 인간의 몸과 부딪히면 이를 인지해 멈추거나, 멈춘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다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이정호 대표는 “보통 협동로봇을 처음 개발하는 경쟁사들은 연구개발에 5년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시작부터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하면서 움직임을 제어하는데 대한 기술을 많이 축적해와 이를 기반으로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약 200대가 팔려나갔다.
다른 업체의 협동로봇에 비해 자체 개발한 부품이 많이 들어갔다. 그 덕에 단가를 낮추고 마진은 더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정호 대표는 “앞으로는 RB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 선두에 설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시장에서도 인정받아 이달초 코스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고, 내년 1월경 코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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