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해외매장 철수에 나섰다. 대신 온라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일본 진출 18년만에 백기를 들고 일본 매장을 사모펀드에 넘기기로 했다.
월마트의 일본 매장인 도쿄의 세이유 GK 지분 65%를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합의에 따라 329개 점포와 3만4600명 직원을 거느린 세이유가 16억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 KKR로 넘어가게 됐다.
월마트는 15%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로 했고, 일본 인터넷 업체 라쿠텐이 20%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월마트는 이사회에서 1자리도 계속 차지하게 된다.
월마트는 지난 7주 사이 세이유를 포함해 해외 사업 부문 3곳을 정리했다.
월마트는 매각으로 돈을 벌지도 못하고 막대한 재정 부담만 안게 된다.
10월에는 월마트가 영국에서 운영하던 식료품 체인 아스다 그룹을 88억달러에 사모펀드에 넘겼다. 월마트는 아스다 매각으로 세후 약 25억달러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아르헨티나 소매체인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역시 세후 10억달러 손실이 예상된다.
월마트는 이미 2018년 해외 영업부문 철수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경영진은 돈도 안되고 성장도 더딘 해외 사업부문을 털고 성장성 높은 온라인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비췄다.
월마트는 당시 적자만 보던 브라질 사업 부문을 매각했다. 또 중국, 멕시코, 중남미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 계획도 접었다.
대신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해 인도, 캐나다, 멕시코 온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플립카트를 2018년 160억달러에 인수했다. 지분 약 77%를 확보했다. 월마트의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월마트는 캐나다와 멕시코 온라인 쇼핑 업체들에도 투자하고 있다.
월마트 홍보실 관계자는 16일 일본 세이유 매각이 이같은 흐름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영향을 미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은 KKR에 넘기고 월마트는 라쿠텐과 함께 일본 온라인 소매 시장에서 발판을 다지겠다는 심산이다.
코로나19는 월마트에 위기이자 기회로도 작동했다. 팬데믹으로 식료품과 필수품 소비가 급증한 덕에 구매자를 찾기도 쉬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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