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
이정호 레인보우 로보틱스 대표(사진)에게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는 각별하다. 휴보는 사람처럼 걷는 인간형 로봇으로 지난 2004년 영국의 한영과학포럼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로봇이다.
휴보는 이정호 대표가 카이스트(KAIST) 재학 당시 지도교수이며 현 공동창업자인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휴보는 몸무게 55kg, 키 120cm로 1분에 65걸음을 걸었다. 41개 관절을 움직이며 팔에 실리는 하중까지 감지하는 인간형 로봇이다. 가위·바위·보 같은 복잡한 손놀림이 가능하다.
휴보는 지난 2015년 미국 국방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관한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도 우승하며 기술력을 검증한 바 있다. 이 챌린지에서 우승하려면 로봇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목적지에 도착해 스스로 내려야 한다. 내린 후에는 하차 지역에서 밸브 돌리기, 전동 드릴 집어 벽 뚫기, 플러그를 뽑아 다른쪽에 꼽기, 계단 오르기 등의 8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정 용도만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은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휴보는 이 임무를 모두 마치고 우승했다.
이정호 대표는 "각국에서 다양한 로봇을 선보이고 있지만 휴보는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인간처럼 운전하고 밸브를 돌리는 여러 가지 임무를 다 소화해냈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7월 협동로봇 'RB 시리즈'를 출시했다. 협동로봇의 외관은 일반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로봇팔'이다. 산업용 로봇과 외관은 비슷하지만 산업용 로봇은 전용 공간에서 로봇만 움직이고, 협동로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협업할 수 있다. 안전하게 움직이고 인간의 몸과 부딪히면 이를 인지해 멈추거나, 멈춘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다시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까지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약 200대가 팔려나갔다. 다른 업체의 협동로봇에 비해 자체 개발한 부품이 많이 들어갔다. 그 덕에 단가를 낮추고 마진은 더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RB시리즈를 기반으로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 선두에 설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시장에서도 인정받아 이달초 코스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고, 내년 1월경 코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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