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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검사장 34명도 尹직무정지 반발 성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27 14:53

수정 2020.11.27 14:53

전임 검사장 34명도 尹직무정지 반발 성명


[파이낸셜뉴스] 현직 고검장과 지검장, 평검사들에 이어 전직 검사장들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 직무정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27일 발표했다.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이번 ‘검란(檢亂)’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상훈 전 인천지검장(61·사법연수원 19기)과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53.22기)을 포함한 전임 검사장 34명은 이날 오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검찰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 부당하다”며 이번 조치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법률의 규정에도 맞지 않게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 장관의 조치는 상당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망각한 것이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무시하는 위법·부당한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중히 행사돼야 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남발과 아울러 전대미문의 위법·부당한 조치가 검찰개혁의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된다”며 “한때 검찰업무의 책임을 지고 있던 검찰간부로서 과거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공고히 하고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국가와 국민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바른 방향으로의 검찰개혁과 법무부장관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4일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 및 직무정지 명령 이후 검찰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며 '검란(檢亂)'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고검장들은 추 장관의 조치를 재고해달라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 일선 청에서도 약 30여개의 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검사장들과 중간간부,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외부에서도 진보든 보수든 성향을 가리지 않고 여러 변호사·시민단체들이 추 장관 조치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이 때문에 이번 검란 사태는 비판 수위와 동참한 인원을 고려할 때 사상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지난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감찰과 관련한 검란 사태 때는 서울서부지검 한 곳에서만 평검사회의가 열렸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의견>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부당하므로 재고되어야 합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법률의 규정에도 맞지 않게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 법무부장관의 조치는 상당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망각한 것이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무시하는 위법·부당한 조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최근 신중히 행사돼야 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남발과 아울러 위와 같은 전대미문의 위법·부당한 조치가 검찰개혁의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바입니다.

한때 검찰업무의 책임을 지고 있던 검찰간부로서 과거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공고히 하고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국가와 국민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바른 방향으로의 검찰개혁과 법무부장관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합니다.

2020. 11. 27.

공상훈, 권익환, 김강욱, 김기동, 김영대, 김우현, 김호철, 노승권, 민유태, 박성재, 박윤해, 송삼현, 송인택, 신유철, 오세인, 윤웅걸, 이동열, 이득홍, 이명재, 이복태, 이상호, 이석환, 이승구, 이영주, 이정회, 전현준, 정동민, 정병하, 조상준, 조희진, 차경환, 최종원, 한명관, 한무근 등 전직 검찰간부 일동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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