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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콩은 음식 아닌 약…'먹는 백신' 만든다는 신념으로"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06 17:11

수정 2021.01.08 08:55

국산 콩 전도사 역할하는
함정희 함씨네 토종 콩식품 대표
거래처에 수입 콩 안받겠다 선언
계약재배로 국산 콩 전량수매
콩 이력제 등 자신만의 원칙 지켜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환 개발 등
20년 넘게 '콩독립군' 외길
"국산 콩은 음식 아닌 약…'먹는 백신' 만든다는 신념으로"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함정희 '함씨네 토종 콩식품' 대표는 이익이 없어도 국산콩을 고집한다. 함 대표는 국산콩을 누가 언제 어떻게 생산했는지 콩 이력제를 실현하고 있다. 사진=김도우 기자
함정희 '함씨네 토종 콩식품' 대표는 이익이 없어도 국산콩을 고집한다. 함 대표는 국산콩을 누가 언제 어떻게 생산했는지 콩 이력제를 실현하고 있다. 사진=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함정희 '함씨네 토종 콩식품' 대표는 1953년생으로 칠십이 다 되어 가지만 콩 소리만 나면 지금도 앉은 자리에서 콩 전도를 한다.

그는 콩 하나로 대한민국 노벨재단에서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전 받았다.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을 받고(2018년), 같은 해 서울대학교 명예의 전당에 등재됐다.

그는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환'을 개발해 2007년 '신지식 농업인장'으로 선정됐다.

최근 원광대학교에서 '한국이 콩의 원산지임을 입증'하는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농림부 농업연수원에서 '농업CEO의 경영철학'을,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는 고위정책과정 특강을 하고 있다.

경찰대학교에서는 총경들을 대상으로 '토종콩 세계화프로젝트'를 7년 동안 강의했다.

이런 그의 이력을 보면 도전하는 여성CEO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를 진취적인 기업가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는 콩식품 사업가이면서 '국산콩 광복군'이다.

그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옥마을에서 '함씨네 밥상'을 운영했다.

손님이 전국에서 찾아왔지만 한달에 1000만원씩 적자였다.

국산 콩으로 만든 음식을 알리기 위해 버텼지만 결국 문 닫았다. 함씨네 밥상은 많은 사람에게 음식으로 위로 했다.

함정희는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8남매의 둘째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에 전라북도 공무원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7살에 남편과 선을 봤는데 두부 공장을 한다는 얘기에 반했다.

평생 두부는 원없이 먹을 것 같아 결혼을 결심했다. 그만큼 함정희는 콩을 좋아했고 얼굴도 둥글둥글 콩을 닮았다.

콩을 모르면 자손을 낳을 수 없다

실업용 쥐 2000마리에게 2년 동안 계속 GMO 옥수수·콩을 먹였는데 각종 종양이 생기고 장과 위장이 비틀어지고 유방암이 발생했다.

7대 3으로 암놈이 더 심각했다. 프랑스 파리대학의 설라니니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다.

함정희는 20년전 전주시청에서 안학수 고려대학교 농학박사의 유전자 조작식품 강의를 듣고 '콩독립군'이 되었다.

당시 그는 남편과 함께 콩 관련 식품공장을 운영했다.

원료 대부분이 수입콩 이었고 대형 마트를 비롯 큰 거래처가 많았다. 직원 10명이 2교대로 근무했고 수금할 때는 돈 세기가 바쁠 정도였다.

강연이 끝나고 얼마 후 함정희는 국산콩만으로 두부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콩 독립군을 만나 의기투합하다

당시 모든 거래처에 찾아가 "수입콩 제품을 납품할 수 없으니 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주시 수입 콩 업자들의 협의체 이사장이었던 남편은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아이들을 붙잡고 엄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하소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수입 콩은 kg당 600원이었고 국산 콩은 6000원 내외였다.

수입 콩이 들어오면서 국산 콩 재배 농가도 없었다.

박호기 박사(호남농업시험장) 도움으로 이곳에 국산 콩 종자를 납품하는 고창의 김복성을 소개 받았다.

또 장엽콩과 황금콩을 기르는 진영호, 쥐눈이콩을 기르는 안성의 오세철, 유기농 1호로 새농민상을 받은 김제의 한강희, 정읍의 은재익 등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우리 콩 종자를 보존하고 제대로 기르는 콩 독립군들을 만났다.

이곳에서 콩을 계약재배하고 전량 수매한다. 민감한 콩을 보존하기 위해 김제원예농협에 상온 10도 이하로 온도를 관리한다.

변질을 우려해서인데 한 달에 200만원의 임대료를 낸다.

콩은 부작용이 없다

콩은 건강의 중심이고 단백질 공급원이다. 콩은 부작용이 없다. 척박한 땅에 심어도 새로 나는 게 콩이다. "콩 심은데 콩 난다"는 속담이 말해준다.

2020년 세계 식량기구가 세계 최대 백신 가운데 하나가 콩이라 했다.

미국 국립암 연구소가 항암 1위 식품을 마늘로 선정했다. 국산마늘은 외국 마늘보다 수십배 항암효과가 있다.

쥐눈이콩(약콩) 청국장효능과 마늘 효능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함정희가 홍보도 안했지만 속병있는 사람들이 먹는 '함씨네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 환'이 만들어졌다.

함정희는 한방에서 약콩으로 여기는 쥐눈이콩을 선택해 청국장을 만들었다. 그해 수확해 10도 이하로 신선하게 보관한 콩을 숨 쉬는 솥단지에서 뭉근하게 7~8시간을 끓여낸다. 그리고 40도가 넘는 온돌방에서 훈훈한 기운으로 꼬박 3일을 띄운다.

이렇게 공을 들인 청국장에 마늘을 배합했다.

콩의 꽃말 처럼 '꼭 오고야 말 행복'

토종콩으로 만든 두부와 청국장 등을 들고 전국을 돌았지만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다.

2016년 'BUY 전주업체'로 선정돼 전주시내 몇 학교에 제품이 납품되지만 신통치 않다.

함정희씨는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은 먹어야 한다. 돈을 떠나 먹어야 한다. 음식이 약이 되는 것은 콩이다"며 "먹는 백신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함씨네 토종콩 식품은 쥐눈이콩 마늘 청국장 환, 청국장, 토종콩두부, 토종순두부, 생 청국장, 토종콩국물 등을 판매한다.

함정희는 앞으로 우리 토종인 '앉은뱅이 밀'과 '국산유기농콩'으로 '콩 음식점'을 선보여 우리밀도 지켜내고 건강한 먹거리를 보급하고자 한다.


그래서 함씨네 밥상은 비록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우리밀'과 '국산콩'을 결합한 '콩 음식점'은 꼭 성공을 해내겠다는 마음을 벼리고 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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