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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퇴 압박 심화…의원 200여명 탄핵안 서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10 07:49

수정 2021.01.10 08:29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대가 내건 풍자 사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대가 내건 풍자 사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대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 제안해 11일(이하 현지시간) 발의할 예정인 탄핵안에 이틀 동안 의원 20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세력을 부추겨 지난 6일 결국 의사당 점거 폭동을 일으켰다면서 트럼프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으로 쫓아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시 폭동으로 진압 경찰관 1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탄핵안에 200여 의원이 서명했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은 아직 민주당 동료 의원들의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지 여부는 확실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트럼프가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밝힌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탄핵과는 거리를 두고 정권 인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원에서 13일 표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탄핵안이 하원 표결을 통과하면 트럼프는 미 역사상 최초로 하원에서 2번 탄핵안이 통과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민주당은 앞서 2019년 12월에도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탄핵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현실성이 낮다.

미치 메코널(공화·켄터키) 상원 공화당 대표 메모에 따르면 상원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까지 휴회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는 바이든 취임 이후에나 상원 표결과 통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트럼프는 이미 퇴임한 뒤라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쫓아내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그가 2024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공화당 하원 대표인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의원은 트럼프 탄핵이 분열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6일 의사당 폭동 뒤 트럼프 사임 목소리는 높아지는 상황이다.

공화당 상원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의원이 8일 트럼프에게 사임을 촉구했다.

또 대표적인 공화당내 트럼프 반대파인 벤 새시(네브래스카) 상원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면 표를 던지는 것을 '확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새시 의원은 "대통령이 취임선서의 맹세를 뭉갰다"면서 "그는 사악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상원 의원도 트럼프에게 이날 사임을 촉구했다.

공화당 하원 의원 애덤 킨진거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항을 발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5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내각 다수가 동의하면 부통령이 대통령에게서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

탄핵안이 세를 불리는 가운데 미 법무부는 6일 폭동과 관련해 3명을 더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 앤서니 챈슬리는 트럼프 지지세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음모론을 퍼트리는 큐어난(QAnon)의 상징적 인물이다.

'큐어난 주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챈슬리는 6일 의사당에 난입해 펜스 부통령 자리에서 맨 가슴을 드러낸채 머리에는 뿔 모자를 쓰고, 창을 들고 서 있는 자세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의사당 난입과 무질서 행위로 체포됐다.

챈슬리와 함께 체포된 또 다른 인물은 웨스트 버지니아주 주하원 의원인 데릭 에번스다.

법무부는 에번스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의사당에 진입하면서 "우리가 들어왔다. 우리가 들어왔다! 데릭 에번스가 의사당에 있다!"고 외치는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고 밝혔다.

또 3번째 인물인 애덤 존슨은 펠로시 하원의장 독서대를 들고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애틀랜타 연방 지검장을 해임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 연방지검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뒤 조지아주 선거 관리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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