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저항운동 확산
시장 안정 깨지면 안돼
시장 안정 깨지면 안돼
미국 게임스톱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공매도에 나섰던 멜빈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은 미국 개미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올리는 바람에 큰 손해를 봤다. 그 바람에 글로벌 헤지펀드 상위권이던 멜빈캐피털 자산은 반토막이 났다. 2015년 창립 후 공매도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번 사태로 최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반면 일각에선 자본력 우위에 있는 헤지펀드들이 시간과의 긴 싸움에서 결국 개미들을 누르고 승자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게임스톱 사태를 계기로 국내 증시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여태껏 개미들은 큰손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에 비해 열세였다. 특히 주가가 떨어지는 데 베팅하는 공매도는 정보와 자본력에서 늘 희생양이 됐다. 오죽하면 개미는 기관의 밥이라는 푸념까지 있겠는가. 하지만 온라인 디지털 혁신에 힘입어 개미들은 예전의 모래알 조직이 아니다. 정보 비대칭도 상당히 개선됐다. 요컨대 조직화한 개미는 기관·외국인과 한판 붙어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개미의 세력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증시의 민주화라는 시각에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스톱 사례에서 보듯 증시가 카지노판으로 변질된다면 그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길게 보면 개미가 피해자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금융당국의 대응이 중요하다. 새로운 힘으로 무장한 개인투자자 집단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능동적인 해법이 요구된다. 공매도 금지조치는 오는 3월 15일 종료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미국에서 벌어진 게임스톱 사태는 물론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본질을 잘 헤아려야 한다. 증시의 구조적인 전환기에 금융시장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금융당국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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