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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고 불에 탄 화폐 왜?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 11년만에 최대[쏘핫뱅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3 12:00

수정 2021.02.03 12:00

한은, '2020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 발표
화재로 불에 타거나 곰팡이로 손상된 화폐들. 사진=한국은행
화재로 불에 타거나 곰팡이로 손상된 화폐들. 사진=한국은행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가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6억4260만장으로 4조76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상화폐 폐기가 적극 진행되고 만원권 유통수명도 도래한 데 따른 것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실적'에 따르면 2020년 중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6억4260만장으로 4조7644억원 어치에 달했다. 이는 전년 6억4040만장(4조3540억원) 대비 220만장(0.3%)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손상화폐는 금융기관 등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화폐 중 화폐정사 과정을 거쳐 손상화폐로 판정돼 폐기한 은행권(장)과 주화(개)의 합계다.
이들 손상화폐 중 은행권은 6억850만장(4조7614억원)이 폐기됐다. 이는 5톤 트럭 기준 114대 분량이며,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8만7967km로 경부 고속도로를 약 106회 왕복한 수준에 달한다. 권종별로는 만원권(4억760만장, 폐기은행권의 67.0%), 1000원권(1억6800만장, 27.6%), 5000원권(2500만장, 4.1%), 5만원권(780만장, 1.3%) 순이었다.

특히 만원권은 전년(3억2900만장) 대비 큰 폭(23.9%)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7년~2008년중 발행된 물량의 유통수명이 도래하고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한 손상화폐의 적극적인 폐기에 따른 것이다. 제조화폐 기준 2007년 만원권은 21억장, 2008년 7억장 발행됐다.

주화는 3410만장(30억원)이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원화(1470만장, 폐기주화의 43.2%), 100원화(1440만장, 42.4%), 500원화(260만장, 7.8%), 50원화(230만장, 6.6%) 순이었다.

2020년 중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4720만장(106억9000만원)으로 전년(3180만장, 74억원) 대비 1540만장(33억원) 증가했다. 특히 5만원권의 손상은행권 교환장수(6만9900장)는 전년(4만5000장) 대비 55.4%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이 화폐가 손상된 것은 부적절하게 보관되거나 화재가 난 이유가 많았다.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으로 손상된 경우가 8만6700장(18억5000만원)이었고, 화재로 인한 손상이 5만7700장(17억5000만원), 세탁, 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가 2만3000장(3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실제 스티로폼 상자에 모아둔 은행권이 습기와 곰팡이로 훼손돼 2800만원을 3일에 걸쳐 교환됐고, 가족이 사망한 후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습기 등으로 훼손된 은행권을 발견해 2800만원을 교환받기도 했다.
서울 소재 사회복지단체에서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액 중 손상주화를 별도로 가려내 150여만원을 교환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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