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골치를 앓고 있다. 20 타임스스퀘어에 이어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까지 투자금 손실이 예상되서다. 선진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손실여서 충격은 더 크다.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린 데에 대한 부메랑이란 시선도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 호텔 리조트 개발사업 측은 지난해 5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됐다.
이후 미국 현지 선순위 투자자들은 담보권을 처분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을 상대로 호텔 자산 인수를 문의했다. 하나금융투자 등을 제외하곤 자산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원금만 3000억원으로, 사실상 투자금을 날리게 되는 셈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더드루’가 디폴트 상태에 빠져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상환을 유예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해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에 더드루 측은 지난해 12월까지 환 차익을 통해 발생한 현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 이자에 준하는 수준만 지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메자닌 형태로 투자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관 증권사들이 자산 인수를 통해 손실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드루’는 라스베이거스의 중심가인 더스트립(The Strip)에 10년 만에 공급되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 사업으로 지상 68층의 5성급 호텔을 건설한다. 준공일은 2021년 4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사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번 ‘더 드루 라스베이거스’ 호텔 리조트 개발 투자는 20 타임스스퀘어건과 동일 브로커(중개인)에 의해 소개된 물건으로 전해졌다.
20 타임스스퀘어는 국내 투자자들이 전체 1조5400억원 중 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미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유동화증권(CMBS)의 연체 가능성도 불거졌다.
외신은 이 건물과 관련 "단일자산 단일차주의 CMBS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키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미국 내 CMBS 연체율은 4.69%로 1년 전 1.45%보다 크게 치솟았다. 특히 호텔 관련 CMBS의 연체율은 18.38%로 전년 같은 기간 1.41%에서 급등했다.
20 타임스스퀘어는 상업시설, 메리어트에디션호텔 등이 들어선 지하2층~지상 42층 규모 상업용 건물이다.
미래에셋대우가 2019년 5월 파리 라데팡스 지구 소재 마중가 타워를 1조830억원에 인수한 것도 어려운 부동산 투자 사례다. 셀다운(총액인수 후 재매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