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튜브서 의료사고 대응법 알린 변호사, 의사단체 "징계해달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02 07:20

수정 2021.03.02 13:14

"손영서 변호사 징계해달라"
성형외과의사회 변협에 진정
'과잉대응 조장' 등 이유로 제시
손 변호사 "사실과 달라" 적극해명
[파이낸셜뉴스] 유튜브를 통해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대응법을 소개해온 변호사를 징계해달라는 진정이 대한변호사협회에 접수됐다. 해당 변호사가 허위자격을 표방하고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조장하며 형사고소를 부추겼다는 등의 주장이다.

징계요구를 받은 변호사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진정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근거 역시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유튜브 등을 통해 전문직 종사자들이 정보공유와 홍보활동을 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인지를 가르는 주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영서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온라인 갈무리.
손영서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온라인 갈무리.

■의사단체 "변호사 징계해달라" 이례적 요청
2일 법조계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의사회가 최근 손영서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신)가 유튜브 방송 등에서 변호사법 위반 행위를 다수 했다며 변협에 징계를 요구했다.

변호사법은 법 위반과 회칙 위반,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변호사에게 견책과 과태료, 정직, 제명 등의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는데 이를 요청한 것이다.

의사회는 변협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손 변호사가 다수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KBS 인증 전문가라는 등의 근거 없는 표현을 사용 △환자에게 의료기관이 의무기록 발급을 거절하기도 전에 신고부터 하라고 조장 △일부 의사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과 욕설 △의뢰인에게 의료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지 못하도록 위력을 행사 △성형외과 전문의가 제작한 이미지의 무단 사용 등이다.

의사회는 진정서에서 “정의실현을 본분으로 하는 변호사의 사명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며 “(손 변호사가) 변호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하는 행위를 반복하기에 부득이 징계를 요청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변호사는 근거 없는 비방이라 해명했다. 의사회가 제출한 진정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제시되지 못했고, 대부분 사실과 크게 달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성형외과에서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응법을 소개하는 활동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부당한 압력이 아니겠느냐”며 “사실관계와 의도를 왜곡한 거짓과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손 변호사 측은 변협에 경위서를 제출해 의사회의 문제제기를 항목별로 반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유튜브 진출이 활성화된 가운데 변협이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징계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fnDB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유튜브 진출이 활성화된 가운데 변협이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징계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fnDB

■피진정 변호사 "사실무근 주장" 반박
현재 의사회가 변협에 제출한 자료는 유튜브 화면 캡처뿐으로,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의 녹취나 영상 내 시간대가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아 의사회 주장의 사실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의사회 측에 사실관계와 입장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

한편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군 종사자가 유튜브를 통해 일반에 전문적 지식과 법적 대응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사례가 늘어나며 명예훼손 등 갈등 여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공익성을 가장해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유튜버들도 논란이 된다.

반면 특정 직역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공익적 채널도 인기를 얻고 있다. 치과계 과잉진료 문제를 다루며 수차례 신고 등 압박을 당한 강창용씨, 성형외과 유령수술 문제를 폭로한 뒤 2건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전 법제이사 김선웅씨, 학원계 불법댓글 문제를 추적해 폭로해온 유명 수학강사 우형철씨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손 변호사에 대한 징계요청에 변협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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