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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뜨자 與 대권 지형 출렁…불붙는 잠룡들 메시지 경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2 06:00

수정 2021.03.12 06:00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선두권으로 급부상하면서 야권의 대권 구도는 물론 양강구도로 그동안 견고해 보이던 여권의 대권 지형이 허물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위권 이하 여권 잠룡이나 주요 인사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내는 한편, 정국 현안을 두고 메시지 경쟁을 벌이며 속속 대권 채비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민적 인지도, 외연 확장 등에 한계를 드러내며 경선 흥행카드에 그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의 전폭적 지지가 경선 경쟁의 변수로 남아 있는 만큼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잠룡들간 경쟁도 점차 불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내 대선 후보군으로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 정세균 국무총리·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김경수 경남도지사·김두관·이광재·박용진 의원·김부겸 전 의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양승조 충남도지사·이인영 통일부 장관·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이른바 '13룡'이 거론되고 있다.

내각 총책임자인 정세균 총리는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해 풍부한 정치 경험과 안정적 국정운영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코로나 방역, 재난지원금 지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등 주요 현안마다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내며 선명성 경쟁에 합류한 모양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에선 정 총리가 5월께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친문' 진영에서 이 전 대표 대신 다른 대안으로 정 총리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출마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여권의 검찰개혁 선봉에 섰던 추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SNS를 통해 연일 윤 전 총장과 검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에 작심 비판을 쏟아내자 "대국민 겁박·선동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는가 하면 부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에 대해선 "'윤석열 패밀리' 연루 의혹에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직격했다. 검찰개혁 국면에서 윤 전 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겪은 만큼 윤 전 총장 '저격수'로서, 대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수사지휘권을 가진 검찰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사건을 대하고 수사를 지휘했다면 그건 '깡패' 이상의 잘못으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토론 1시간이면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밑천이 다 드러날 것으로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지사를 향해서는 "'소득' 중심의 정책 논의가 불평등을 키워왔다"며 이 지사의 정책 아젠다인 '기본소득'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50대 초반의 '젊은 피'인 박 의원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비주류 소장파로서 주요 현안마다 소신 발언을 하며 비교적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구축했지만, 구심점이 될 조직력이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대권주자 하마평에 계속 오르고 있는 임종석 전 실장과 김경수 지사도 기본소득제를 두고 "비현실적 탁상공론",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인영 장관과 최문순 지사는 대권 도전을 시사했고,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의원은 LH 사태와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를 주장하며 "여권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정말 낯을 들 수 없다"고 사과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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