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자료 제출 거부, 회피 등은 조사를 방해한 것과 동일한 것"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9년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 당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애경 대표 등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김준혁 판사)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 사회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윤규 전 애경산업 대표와 안재석 AK홀딩스 대표이사에게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2019년 특조위 청문회 자료 제출 요구에 정당한 이유없이 응하지 않은 피고인들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최모 전 SK케미칼 팀장과 고모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양모 전 애경산업 전무는 벌금 500∼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씨 등은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할 경우 관련 혐의로 기소된 자신들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법령이 출석 거부권을 두고 있다며 혐의를 다퉜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특조위가 요구한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회피하거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이런 행위는 사실상 조사를 방해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자료 제출 의무에 대해 보고와 지시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제출하지 않았다', '출석 의무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상황이나 이후 대응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특조위는 2019년 10월25일 '2019년도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요구자료 미제출자 및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의 건'을 심의·의결하고, 이들을 고발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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