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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북한 대사관 직원 전원 철수..국교 단절 시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2 07:00

수정 2021.03.22 07:00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의 김유송 영사가 지난 21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가기 위해 자신의 짐을 대기 중인 버스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제공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의 김유송 영사가 지난 21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가기 위해 자신의 짐을 대기 중인 버스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21일 오후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북한인 30여명이 중국 상하이행 여객기를 타고 말레이시아에서 모두 철수했다. 22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대사관 직원들은 전날 오전 11시께 대형 버스를 타고 대사관을 떠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상하이행 여객기 탑승 수속을 밟았다.

베르나마 통신은 "어린이 여러 명을 포함해 북한인 33명이 상하이항공 FM886편에 탑승했다"며 "이들은 취재진에 신경 쓰지 않고 수속 절차를 밟았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을 직접 오가는 여객기 노선은 없으며, 이날 오후 4시 56분 FM886편이 쿠알라룸푸르에서 상하이를 향해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본토로 가는 여객기는 FM886편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국단에는 북한 외교인력과 가족뿐만 아니라 일부 말레이시아에 남아있던 북한 교민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2017년 '김정남 암살사건' 후 비자면제협정을 취소해 신규 입국자가 거의 없던 상황이다.

이날 버스가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김유성 대사대리는 북한대사관 밖으로 나와 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사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결과물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고한 우리 국민을 미국에 인도함에 따라 양국관계의 근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VX신경작용제로 암살당한 뒤 양국 관계는 급격히 멀어졌다.

두 나라는 상대국 대사를 맞추방했고, 북한은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원 억류해 인질로 삼으면서 단교 직전까지 갔었다.


이후 양국 대사를 서로 보내지 않고 소원하게 지내던 중 말레이시아 당국이 쿠알라룸푸르에 살던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을 자금세탁·유엔 제재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미국에 인도하자, 북한이 외교관계 단절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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