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이 포천 땅 투기 의혹을 받는 경기도 포천시 공무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의심 받는 곳은 포천 도시철도 7호선 역사 예정지 인근 토지였다. 이 공무원이 매입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법원이 몰수보전 결정을 내려 이 사건 확정판결 전까지 처분할 수 없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시작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 중 첫 구속영장 신청·몰수보전 결정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특별수사대는 전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포천시 소속 5급 공무원 A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약 1년간 도시철도 연장사업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아내와 공동명의로 포천시 내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 역사 예정지 인근 땅 2600㎡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사들였다. 특수본 관계자는 “철도부지 선정 관련 내부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에 있었고, 매입 시기 또한 내부정보를 이용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날 경찰은 이 토지와 건물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고, 이날 의정부지법이 인용 결정했다. 몰수보전은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 처분이다.
특수본은 이날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총 89건, 398명에 대해 내사·수사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 중 3기 신도시 관련 사건은 33건, 134명이다. 내사·수사 인원에는 국회의원 3명, 시·도의원 19명, 전·현직 고위공직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의 경우 경찰이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시민단체가 투기 의혹 등으로 고발한 국민의힘 강기윤·이주환, 무소속 전봉민 의원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의원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사례가 14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고, 이들 중 3명에 대해 내사·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추후 인원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 2명은 재임과 퇴임 이후 세종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인근 부지를 사들여 투기 의혹이 불거진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포함된 인원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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