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전시된 유명 그라피티 예술가 존원(JonOne·58)의 작품을 훼손한 20대 남녀를 처벌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 40분께 20대 남녀 연인이 롯데월드몰 지하 1층 'STREET NOISE'(거리의 소음) 전시회에 출품된 존원의 작품 'Untitled'(무제)에 가로 80㎝, 세로 150㎝ 크기의 청록색 붓 자국을 남겼다.
이들은 작품의 장식으로 앞에 놓여 있던 붓과 페인트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자리를 떴다. 당시 근처에는 전시장 관리자가 없었다.
약 30분 뒤 이를 발견한 전시장 측은 폐쇄회로(CC)TV로 인근에서 쇼핑하던 연인을 찾아 2시 40분께 112에 신고했다. 이들은 전시장 측이 훼손 경위를 묻자 "벽에 낙서가 돼 있고, 붓과 페인트가 있다 보니 낙서를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장 측은 훼손에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이들을 선처하기로 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업체 측이 대화로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고 해 일단 현장에서 종결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시장 측에 따르면 이 작품은 존원이 지난 2016년 내한해 그린 작품으로 가로 700㎝ 세로 240㎝ 크기로 5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해프닝 또한 하나의 예술 같다"며 해당 관람객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들은 "낙서라고 하지만 작품과 잘 어울린다"며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현대 예술은 관객과 함께 호응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로 친다"며 "밑에 붓과 페인트가 있었으니 관람객들이 그런 의도로 받아들인 걸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해당 관람객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네티즌은 "바닥에 다가오지 말라는 선이 있는데 작품을 훼손한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며 "당시 상황을 재현한 전시물이라는 안내문도 있었는데 어린 애도 아니고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언급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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