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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영선 수술실CCTV 공약 '안 한다' 입장 번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6 14:22

수정 2021.04.07 02:14

선거일 코앞 수술실CCTV 공약 않기로
당초 공약발표 일정까지 나왔지만 번복
일정촉박·의견대립 등 다양한 사유 거론
[파이낸셜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공공의료원 수술실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방안을 공약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 캠프 측에선 당초 공약을 검토했던 건 사실이지만 결정한 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일부 당 관계자는 내부에서 반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도 관련 공약을 검토하지 않음에 따라 경기도와 전라북도 공공의료원에서 설치·운영 중인 수술실CCTV를 서울에서 만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지호소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지호소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박영선, 수술실CCTV 공약 끝내 좌절
6일 박영선 후보 캠프에 따르면 박 후보 측이 서울시 내 공공의료원에 수술실CCTV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을 추가 공약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당초 공약을 하겠다던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캠프는 사안을 검토한 건 사실이지만 보류하기로 정했다는 입장이다.

당초 구체적인 공약발표 시점까지 거론됐던 수술실CCTV 공약이 배제된 데는 내부 반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캠프 및 당내 관계자들이 정확한 반대자를 지목하진 않았으나 △반대의견 △보완사항 존재 △다른 공약과의 우선순위 여부 등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됐다.

수술실CCTV는 지난해 말 국회 여론조사에서 찬성의견이 89%에 달할 만큼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안이다. 전체 민간병원에 수술실CCTV 설치와 운영을 강제하자는 법안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은 것으로, 해당 법안은 일부 지자체가 공공의료원에서만 시행 중인 수술실CCTV 설치·운영을 민간병원까지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반대를 넘지 못해 수차례 재논의를 반복하고 있다.

수술실CCTV 법안에 반대하는 위원 가운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지난해 전국 지자체가 뜻을 모아 공공의료원부터라도 수술실CCTV를 선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제안을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 일부 지자체는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되는대로 공공의료원 내 수술실CCTV 설치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해당 안을 공약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미용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 수천 곳이 밀집해 있고 유령수술 등 의료범죄 역시 끊이지 않고 발생해온 서울에서 수술실CCTV 공약은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수술실CCTV 법제화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안규백 의원. 안 의원은 박영선 후보 캠프 총괄상임선대위원장 보직을 맡았다. 20대 국회 당시 보건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였던 기동민 의원은 캠프 집행위원장이다. fnDB
수술실CCTV 법제화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안규백 의원. 안 의원은 박영선 후보 캠프 총괄상임선대위원장 보직을 맡았다. 20대 국회 당시 보건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였던 기동민 의원은 캠프 집행위원장이다. fnDB

■시민 지지 높지만 번번이 좌절
일각에선 관련 이익단체 등의 반발로 정식 공약으로 추진하긴 쉽지 않으리란 우려도 이어졌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에선 수술실CCTV 등 환자권익 향상과 관련한 공약이 전무했다. 이재명 지사 취임 후 수술실CCTV를 핵심정책으로 추진해온 경기도에서 도민들이 해당 정책을 지지도 2위, 인지도 6위로 꼽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한 명도 수술실CCTV를 공약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았다.

앞서 시민단체 환자권익연구소는 지난 주 전체 서울시장 후보에게 추가 공약 여부를 요청한 결과에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태양 미래당 후보만이 공약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 후보 캠프에선 본지 취재에 ‘시민단체가 요구하기도 전에 검토를 진행했으며 구체적인 공약발표 일정까지 나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수술실CCTV 공약 좌절이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과 흡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89~93%에 이르는 찬성률이 나왔고, 경기도가 수년 간 정책을 시행해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석연찮은 이유로 법안 및 공약이 좌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국회 관계자는 “20대 국회에서 수술실CCTV가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고 폐기될 때 관계자들이 캠프에도 들어가 있다”며 “한 표가 급한 상황에서 공약을 번복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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