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전은 후보 TV 토론과 유세전 등 장내·외를 막론하고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특혜의혹을 물고 늘어진 5일 TV 토론이 생생한 단면도였다. 박 후보가 "말을 계속 바꾸며 거짓말하고 있다"며 오 후보를 "왜곡 전문가"라고 공격하자, 오 후보는 "(박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고 반칙의 여왕"이라고 받아쳤다. 실체적 팩트 제시 없이 인신공격을 주고받느라 아까운 전파만 낭비한 격이다.
유세 현장도 살풍경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가족의 엘시티 아파트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도쿄 집을 놓고 벌인 낯뜨거운 설전은 약과다. 오 후보가 내곡동 측량현장에 갔는지 여부를 둘러싼 '생태탕 대 생떼탕' 시비는 더 가관이었다. 특혜 유무라는 본질과 무관한 공방이어서다. 여당이 오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하고, 야당도 '김대업식 공작'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큰 선거 후유증이 불가피해졌다. 잔여 임기가 고작 1년 남짓인 서울·부산 시장 보선에 여야가 죽기 살기로 임하는 건 내년 대선의 교두보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혹여 여당이 집권 4년 실정에 따른 불리한 여론을 만회하려고 네거티브 공세를 선도해선 안 될 말이다. 게다가 공정한 심판이어야 할 중앙선관위조차 편파성 시비를 야기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선거 현수막에 '무능·위선·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적어서는 안 된다는 등 엉뚱한 휘슬을 불었으니 말이다. 선거판이 혼탁할수록 말 없는 다수 국민이 마지막 희망일 수밖에 없다. 사전투표를 않은 유권자들이 7일 투표장에 나가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워 올리는 심정으로 옥석을 가리는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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