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 10개월 못기다라겠다며 러시아로 원정 접종
관광산업에 높게 의존하는 국가들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방문할 경우 백신 접종까지 제공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는가 하면 독일의 경우 국민들이 대기 기간을 참지 못하고 러시아로 원정을 가고 있다.
백신 관광 뒤에는 서방국가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들이 자리잡고 있다.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입국하는 관광객들에게 휴가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까지 모두 받을 수 있는 ‘백시케이션(vaxication)’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압둘라 마우숨 관광청장은 몰디브가 방문(Visit)과 백신 접종(Vaccinate), 휴가(Vacation)를 모두 즐길 수 있는 ‘3V 관광’ 상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몰디브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매년 170만명이 방문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약 55만5000여명이 입국했다. 몰디브 정부는 인구 55만명이 백신 접종을 마치면 3V 관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외신들은 몰디브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관광객들이 중국산이나 혈전 문제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아스트란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몰디브 정부는 지난달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만 20만회분을 전달 받았다. 또 인도에서 위탁생산된 AZ 백신 10만회분을 구매 계약해놓고 있다.
백신 접종까지 5개월에서 10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독일인들은 참지 못하고 러시아로 원정 가서 맞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관광 겸 백신 접종 여행 상품을 구매해 항공편으로 가서 백신을 접종 받고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은 아직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음에도 일부 독일인들은 이것이라도 접종받겠다는 태세다.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에서 스푸트니크V 의 안전성이 담긴 내용이 실리면서 이 백신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도 확보 백신에 여유가 생기자 침체된 관광를 살리기 위해 오는 6월부터 입국하는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6월1일부터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와 페어뱅크스, 켓치칸, 주노 등 4개 국제 공항에 이동식 코로나19 백신 접종소를 설치해 입국자가 원한다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페닌슐라 클래리온이 보도했다. 던리비 주지사의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접종 언급은 없었다.
알래스카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크루즈를 비롯한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크루즈 업계만 30억달러(약 3조3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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