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 1명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국회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수본을 이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23일 "국회의원 중 1명을 전날 압수수색했다"며 "의원실이나 자택은 아닌 다른 곳"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회의원은 직접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집행 현장에는 영장 제시 이후 절차대로 진행한다"며 "필요한 인원이 모두 참석한 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특수본은 국회의원과 그 가족 등 총 10명을 수사해 왔다. 이 중 의원 본인이 투기 의혹으로 고발·진정된 것은 5건이며, 3건은 국회의원의 가족 등 측근이 수사 대상이다.
나머지 2건은 부동산 투기 의혹과는 관련 없는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국회의원 본인이 고발된 사건이다.
수사 대상에는 더불어민주당 양향자·서영석·양이원영·김경만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시점에 재보궐 선거가 고려됐나'라는 질문에는 "수사하는 데 있어, 그런 것 상관 없이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모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을 서울 한남동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행복청장은 차관급 고위공무원으로, 이 전 청장은 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다.
이 전 청장은 2017년 11월에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인근 토지와 건물 등을 가족 등과 공동으로 9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퇴임 4개월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업무상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국수본 관계자는 "추가 조사해야 하는 내용이 많아, (소환조사 뒤) 추가 소환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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