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근거·무논리 궁예질 반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와 사고 당일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A씨에 대한 공격이 과도하다며 A씨를 보호하자는 모임이 등장했다.
'친구 A보호 모임'이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17일 오전 8시 현재 160여명이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정민씨 실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범인으로 단정하는 듯한 여론이 형성되자 '무근거·무논리 추측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누구에게나 가해질 수 있는 무근거 무논리 궁예질을 반대한다"며 "이 방은 친구 A가 손정민씨의 사망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화방 참가자들도 "정민이도 불쌍한데 범인이 친구라고 낙인찍는 게 싫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해가면서 사람 하나 살인범 만들고 있다" "만약에 A군이 (범인이)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애 하나를 살인범으로 만들어버리나" 등의 의견을 내놨다.
온라인에선 정민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A씨가 연관돼있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A씨가 정민씨의 사인을 밝히는데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A씨가 토사물이 묻은 신발을 폐기했으며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은폐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A씨를 범인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다.
또한 '경찰 고위관계자가 A씨와 연관돼 있어 이 사건을 덮으려 한다' 'A씨의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다' 'A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다' 등의 루머가 퍼졌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편 네티즌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정민씨의 사망 경위 수사에 대한 추측과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열린 진상규명 촉구 집회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정의로운 나라'에서 시작됐다. 집회엔 경찰추산 200여명(참가자 추산 500여명)이 모였으며 사람들은 '40만 청원마저 은폐, 그 뒤에 누가 있는가' '억울한 청년의 죽음에 침묵하는 청와대' 등의 피켓을 들었다. 또 "A씨를 수사하라" "증거를 조작하지 마라"며 A씨의 체포를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A씨 측은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