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절망스러웠을 피해자 생각하면 가슴 아파"
"단순히 피해자, 가해자 관계에서만 보지 말라"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 청원, 이틀만에 32만
"단순히 피해자, 가해자 관계에서만 보지 말라"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 청원, 이틀만에 32만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공군 성폭력 피해자 부사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의 범행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중 처리를 강력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일 사망한 이 중사의 유가족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후 12시 현재 3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공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인한 조직내 은폐,회유, 압박등으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이모 공군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장모 중사의 강요로 저녁 회식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장 중사로부터 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즉각 항의하고 상관에게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지만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되겠느냐" 등의 말로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는 사건 발생 이틀 뒤 2개월여간의 청원휴가를 냈고, 전출을 요청해 지난달 18일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출근했으나 4일 뒤인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사는 숨지기 전날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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