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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경도 안푸는데 백신 지원한다는 정부… 美는 "인도적 노력은 지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5 18:21

수정 2021.06.15 18:21

통일부가 15일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 의사를 표명하며 후속 조치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정부가 기존의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뿐 아니라 백신을 북한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코백스(COVAX)가 북한에 지원키로 한 백신 공급도 지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직접적 백신 지원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 백신 지원' 진행 상황에 대해 "남북 간 직접 협력 방식과 글로벌 차원의 협력 방식이 모두 가능하다"며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 측은 코백스 선구매공약메커니즘(AMC) 공여 외에 남북 간 직접 협력을 검토할 예정이다.
당국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북측과 협의해야 하지만 여러 경로를 고려하고 있다"며 "정부는 가장 적절한 지원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백스가 당초 북한에 지원키로 한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코백스는 지난 5월 말까지 백신 170만 4000회분을 북한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국경봉쇄를 풀지 않는 상황에서 직접 지원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북한에 대해 물자 반출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국자는 "직접 협력을 추진하려면 물자 반출입 등 제반 사항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북한의 동의와 남북 간 협의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자력갱생'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수용 가능성을 더 낮추는 것"이라며 "한국의 국제기구 공여 확대 등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실제로 백신 제공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보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인도주의적 노력 자체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우리는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계획이 없지만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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