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암호자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상환능력과 연체율 분석을 보다 개선하는 등 부채함정에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의결된 금융안정보고서(2021년 6월)를 작성하기 앞서 8일 열린 위원협의회에서 일부 위원은 "암호자산시장 동향을 점검할 때 비트코인(bitcoin) 뿐만 아니라 알트코인(altcoin)들의 현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암호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를 알트코인이라고 일컫는다. 암호자산에 대한 보다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2일 한은은 최근 규모가 커진 암호자산의 위험성에 대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암호자산 관련 기업주식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으로 국내 상장주식(2655조원)의 0.1%에 불과하고, 암호자산 관련 국내 상장기업에 대한 대출도 2020년말 3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통위원들의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해 우려했다. 일부 위원은 "늘어난 가계부채의 자산시장 유입에 따른 영향을 분기별 가계부채 동향 분석 및 예측 등을 통해 보다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민간부문의 부채가 더욱 증가한다면 우리 경제가 부채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부채 규모가 어느 수준이면 부채함정에 빠지게 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일부 위원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을 평가할 때 순금융자산 및 이자지급액 등을 활용한 보조지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지표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시됐다. 다른 일부 위원은 향후 연체율 상승 등에 대비해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시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빈티지(vintage) 연체율 분석 대상을 단기 신용대출, 중소기업대출 등으로 확장·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또 다른 일부 위원은 금융취약성지수의 과거 위기전 상승 원인과 위기 직후 하락 원인에 대한 설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계의 취약부문 점검 및 시사점’과 관련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대출 만기, 금리 등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DSR 분석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야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자보상배율 취약기업 증가 배경 및 시사점’과 관련, 이자보상배율 취약기업이 장기존속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설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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