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정신분열로 부친 살해한 아들... 대법 “치료감호 정당”

1·2심 징역 10년·치료감호·위치추적장치 명령
대법 “원심 타당.. 재발가능성·개선여부 불투명”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피해망상 등 반복적인 정신분열증으로 가족을 폭행하고 살인까지 저지른 아들에 대해 치료감호 등 명령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재범가능성과 치료 후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광주의 자택에서 방에서 나오는 부친을 자전거포크(바퀴와 손잡이 연결 부품)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편집성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등 증상이 발현돼 의사 결정 능력이 떨어진 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가족들은 과거 정신병원에 A씨를 입원시켰었다. A씨는 그 바람에 직업을 구하지도 못하고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평소에도 가족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가해 가족들이 A씨의 방문을 잠금장치로 막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행동을 하다 결국 피해망상이 심해져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를 기소하면서 치료감호와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청구했다. A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정신분열증과 그에 따른 피해망상 등 증상에 대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범행 정황 등을 고려하면 치료감호에 의해 치료를 받더라도 살인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A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해 징역 10년과 치료감호·위치추적 장치 10년 부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정신분열병으로 9차례에 걸쳐 치료를 받았고, 약물 복용 중단에 의해 정신병증이 재발 반복한다는 소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증상이 약물에 의해 억눌러지는 상태인 데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인 점도 고려했다.

A씨는 항소했다. 심신미약자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고 범죄 재발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며 존속살해 혐의마저 부인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범죄는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고, 양형 또한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봤다. 또 가족들에 대한 A씨의 원망 등으로 인해 가족들을 상대로 재범할 가능성이 있고, 치료감호보다 덜 침해적인 방법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 병세의 완화 여부도 예측할 수 없다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정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질환이 치료감호를 종료한 시점에서 재발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치료될 수 있을지, 통원 치료조차 필요하지 않을 정도까지 완화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해 원심이 선고한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e-mail]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