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n번방' 김영준 "혐의 일부 인정.. 강제추행은 아냐"

강제추행·강제추행 미수 혐의는 부인
재판부, 오는 30일 2차 공판기일로 지정

남성 1300여명의 나체영상을 녹화해 유포한 '제2 n번방' 피의자 김영준(29·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해 판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른바 ‘남자n번방’ 주범 김영준씨(29)이 첫 재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김창형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 사건의 1차 공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일부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씨 또한 ‘일부 강제추행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변호인은 강제추행·강제추행 미수 혐의에 대해선 동의를 구한 뒤 이뤄진 행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구체적 경위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내용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성착취물 영상을 캡쳐한 뒤 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지인들에게 (영상을) 보낸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여성인 것처럼 속여 영상통화를 하는 방법으로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 79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같은 기간까지 남성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8개와 성인 불법촬영물 1839개를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김씨는 범행 과정에서 음성변조 프로그램과 미리 갖고 있던 음란영상을 통해 피해자들을 속여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요구대로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했고 김씨는 그 모습을 녹화한 뒤 이를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거나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김씨에게는 강제추행과 강제추행 미수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영상통화를 하던 남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강제로 만지거나 만지려다 만 혐의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부터 김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고 두 달 뒤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재판부는 2차 공판을 오는 30일로 지정했다.

이날 재판에선 증거조사 등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e-mail]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