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지난달 뜨겁게 달궈져 기상관측 142년 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7월은 연중 가장 뜨거운 달이다.
AP통신에 따르면 NOAA는 7월 미국과 유럽에 열풍이 몰아쳐 전세계 평균 온도가 16.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106년 7월 기록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구 온도는 2016년 7월에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9년과 2020년에도 2016년 최고 기록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당시에 비해 0.01℃ 높았다.
NOAA의 기상학자 아시라 산체스 루고는 2015~2021년 7년 동안 매년 7월 지구 온도는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구 온도는 20세기 7월 평균치 온도보다 0.93℃ 높았다.
릭 스피너드 NOAA 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최고가 최악인 경우"라면서 "신기록 수립 소식은 기후변화가 전세계 혼란과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상학 교수 마이클 맨도 "이것이 기후변화다"라면서 "전례 없는 고온, 가뭄, 산불, 홍수로 점철된 올 여름에 느낌표를 콱 박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유엔은 보고서에서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과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악화하고 있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산체스 루고는 북미와 유럽·아시아 일부의 온난화는 기록적인 수준이라면서 전세계 온도가 최고 기록에 비해서는 아주 약간 오르는데 그쳤지만 이 기록 안에는 북반구의 높은 열기가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한 겨울인 남반구의 낮은 온도까지 더해져 북반구 여름 온도가 얼마나 급격하게 올랐는지 실체가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산체스 루고는 북반구 온도만 보면 2012년 7월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비해 0.19℃ 올랐다면서 이는 '상당히 큰 폭'의 오름세라고 경고했다.
올 여름 기온이 특히 높았던 데에는 이른바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이라고 부르는 자연적인 날씨순환도 한 몫했다. 더 따뜻한 날씨를 부르는 엘니뇨 현상의 사촌쯤 되는 현상이라고 NOAA는 설명했다.
올해 전체 지구 기온은 그러나 아직까지는 사상 6번째로 더운 상태에 그치고 있다.
산체스 루고는 연초 라니냐로 인해 한파가 덮쳐 평소보다 춥게 한 해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리노이대 기상학 교수 도널드 우블스는 "한 달 기록으로 많은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라니냐 속에서도 역대 가장 뜨거운 온도를 기록했다는 것은...지난 10년간 우리가 목격한 패턴과 꼭 들어맞는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구 기온은 1976년을 끝으로 20세기 평균보다 낮은 온도를 기록한 적이 없다.
프린스턴대 기상학 교수 개브리얼 베치는 "연령대가 (만으로) 45세 미만이라면 연간(또는 7월)을 기준으로 지구 온도 평균값이 20세기 평균보다 낮았던 경우를 경험하지 못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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