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팬데믹 상황에 제 17회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대면공연 외에도 지정된 날짜와 시간에 감상하는 실시간 '온라인 중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관람 가능한 '온라인 공연'의 세 가지 방식으로 지난 6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30일까지 진행중이다. 이 축제에서 매년 우리나라의 우수한 작품을 소개해왔던 '코리안 시즌'도 올해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1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47년 처음 시작된 이래 2019년까지 매해 전 세계 2만 50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4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던 세계 최대의 예술 축제의 기세는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이전까지 매년 8월 스코틀랜드의 주도 에든버러의 동맥과 같은 대로 '로얄마일'을 가득 채웠던 공연자들과 행인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즈(NYT)는 "행사가 너무 커졌다고 오랫동안 불평하며 프린지가 축소되길 바라던 현지인들의 소망이 올해는 유행병 때문에 이뤄졌다"고 평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올해 재개된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는 예년의 규모에 비해 22% 수준으로 축소됐다. NYT는 "비록 프린지 사무국에 재정적인 위기를 가져다줬지만 50만명의 현지 주민들은 훨씬 더 작아진 축제를 반기는 분위기"라며 "매년 이맘때면 올랐던 임대료가 치솟지 않은데다 거리 곳곳이 막히지 않고 또 집 주변 거리에 나뒹굴던 쓰레기가 사라져서 에든버러 시민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 여름에 도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16년 동안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진행해온 코미디언 조시 롱(39)은 "올해 축제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프린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쇼나 매카시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협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무국 역시 수년간 행사가 너무 확장됐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팬데믹을 계기로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가를 위한 장벽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카시는 이어 "올해 처음 진행되는 디지털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공연자들과 관객이 꼭 에든버러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프린지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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