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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생 "수도권이 양보? 재정지원 제한은 나라 갈라치기" 청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0 15:01

수정 2021.08.20 15:01

인하대. 뉴시스
인하대. 뉴시스

최근 인하대가 정부의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것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자 나라 갈라치기로 인한 희생양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하대를 대상으로 한 낙인 찍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이날 현재 90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자신을 인하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본교 총장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인하대는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부분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고 한다”며 “인하대는 정량평가에서 만점인데, 정성에서의 한 부분에서 약간 삐끗한 것이 이런 충격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 대학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재정지원 제한 대상에 오른 대학들과 오르지 않은 대학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교육부의 결정”이라며 “재정지원 대상 목록에 오른 대학들을 인하대와 비교했을 때 인하대가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에서 크게 뒤떨어질 거라 생각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지방대들 좀 살려야 하니 수도권 대학, 너네가 좀 양보해라’라는 식”이라며 “이런 큰 국책사업을 나라를 반으로 갈라 심의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박근혜씨가 물러난 이후 정상화된 나라, 통합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 답답한 상황은 근본적으로 권역별 대학 평가로 인한 '나라 갈라치기'로 인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따라서 현 교육부의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방식과 더불어 '역차별적'인 권역별 대학 평가 방법을 철회해주셨으면 한다. 저 역시 대학에 들어온지 1년도 안되어 억울하게 부실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오명을 쓰기 직전”이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인천시 시민청원에도 비슷한 글이 올라와 지금까지 6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 외에도 인하대 구성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운동을 하고, 1인 시위와 프리미엄 기사 제보를 위한 모금 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등 이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인하대 게시판에는 “저번 평가에서는 92.77점을 받았는데 왜 이번 평가에서는 67점밖에 못 받았는지 그 근거를 달라”, “우리 학교니까 우리가 식어버리면 그대로 무산돼버릴 거다” 같은 내용의 글이 줄줄이 게시됐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17일 2022년∼2024년 일반재정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일반대학 136곳과 전문대학 97곳을 발표했다.
이번 진단에 참여한 대학 가운데 인하대, 성공회대, 성신여대 등 52곳은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다만 이번 발표는 가결과로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한 학교는 이달 20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최종 결과는 이달 말 확정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김해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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