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반값 복비' 반발 중개업계 "고객과 분쟁 늘어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2 19:41

수정 2021.08.22 19:41

"협회 요구 고정요율 반영 안돼
상한요율 적용땐 더 오를수도"
소비자 "단순 중개수수료 비싸"
정부가 부동산 중개보수 개편안을 최종 확정한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중개보수 인하 결사 반대'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정부가 부동산 중개보수 개편안을 최종 확정한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중개보수 인하 결사 반대'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집값이 급등해 중개수수료가 비싸져 국민들이 힘들다는 건 공감하지만, 집값이 떨어질 땐 반대로 수수료율을 높여주겠느냐. 결국 대선용 포퓰리즘 정책에 중개사들만 희생되는 꼴이다."(서울 청담동 A공인중개사)

"매물 소개하고 계약 진행하는 거 외에는 별다른 게 없는 서비스 수준을 보면 수수료율은 더 낮춰야 한다."(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
국토교통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중개수수료율 개선안에 대한 공인중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며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올랐는데, 그 책임을 공인중개사에게 떠넘긴다는 게 중개업계의 항변이다. 공인중개업계는 "고정요율(가격대별 고정 수수료율)이나 정률제(가격과 상관없이 고정 수수료율)가 아닌 이상 오히려 최고요율을 고집하는 중개업소가 늘어나 분쟁 증가와 실질 수수료 인상만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단순 중개방식에 비해 중개료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강해 일선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수수료율 개선안과 관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보수 및 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가 끝난 뒤 사흘 만에 수수료율을 확정 발표한 점만 봐도 공인중개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결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떠넘기며 중개사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선 협회가 요구했던 고정요율 반영이 무시되며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간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서울 대치동 B공인중개사는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은마아파트를 중개하면서도 수수료는 대개 상한요율의 절반가량만 받아왔다"며 "가뜩이나 거래가 줄어들어 생계가 어려운데, 수수료마저 줄어들면 협의에 의한 절충은 더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의 C공인중개사도 "가격은 좀 낮더라도 고정요율을 바랬던 건 고객들과 수수료율을 놓고 분쟁이 많아서였다"며 "수수료율이 낮아진 만큼 협의를 피하는 중개사들이 늘어나 분쟁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9억원 이상 주택에 0.9%가 적용되던 수수료율이 세분화되며 △9억~12억원 미만 0.5% △12억~15억원 미만 0.6% △15억원 이상 0.7%의 상한요율이 적용된다. 수수료의 절반 가량만 받던 중개사들이 협의를 거부하고 상한요율만 요구하게 되면 12억~15억원 아파트(0.6%)와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수수료는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

반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수수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을 연결하며 집을 보여주는 것 외에 하는 일이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네티즌들은 "하는 일은 같은 데 왜 거래 금액대 별로 수수료가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집값 담합과 가두리 등을 통해 매도·매수인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며 중개사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는 따가운 목소리도 많았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