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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힘 ‘경선버스’ 출발, 분파적 내홍 경계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30 18:07

수정 2021.08.30 18:07

11월5일 최종후보 선출
경선룰 역선택 첫 걸림돌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을 태운 '경선버스'가 출발지점에 섰다. 31일까지 공식후보 등록을 받고, 11월 5일 최종후보 선출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68일간의 장정에 들어간다.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윤희숙 의원을 제외한 12명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구도는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앞서가는 가운데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대세론 수성이냐, 다른 후보의 막판 대역전극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윤석열 캠프는 반전의 소지를 주지 않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점을 부각하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면서 치고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홍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 26일 한 여론조사의 범보수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53.3%)에 이어 2위(20.2%)를 기록한 것이 고무적이다. 유 전 의원은 토론과 검증이 본격화하는 9∼10월 이후 선두로 치고 올라서는 그림을 그린다. 최 전 감사원장이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역전극을 꿈꾸고 있다.

경선버스는 출발하지만 경선룰 논쟁이 경선 가도를 가로막는 방지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참여해 표를 던지는 역선택을 방지하는 조항을 포함할지가 핵심이다. 컷오프 과정에서는 여론조사 100%, 최종 후보 선출 시에는 50%가 반영돼 이 조항의 유무에 따라 경선 결과가 바뀌기 때문이다. 자칫 당내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

후보 간 경선룰 다툼이 경선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윤 전 총장의 역선택 방지 주장에 최 전 감사원장, 원 전 제주지사가 동조하고 있다.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은 중도층 확장을 위해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권교체의 확장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다음달 5일 후보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경선룰을 확정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선관위와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국민의힘이 초기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경선일정 연기론을 이겨내고 원칙을 지킨 사실을 기억한다.
경선룰 다툼은 득보다 실이 많다.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확실한 교통정리를 통해 내부갈등을 조기 봉합해야 중도층과 진보진영 일부 유권자의 역선택에 휘둘리지 않고 대권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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