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개장한 회원제 18홀 골프장
2019년 호반그룹 인수로 새롭게 탄생
올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개최
꾸준한 투자로 명문 골프장 위상 확립
2019년 호반그룹 인수로 새롭게 탄생
올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개최
꾸준한 투자로 명문 골프장 위상 확립
지금은 서울과 개성을 잇는 간선도로로 통일로와 자유로가 있지만 고려 말과 조선 시대에는 혜음령을 관통하는 의주대로가 한양에서 황해도, 평안도 지역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한다. 힘겹게 넘던 그 혜음령도 지금은 터널이 뚫려 한결 수월해진 탄탄대로가 됐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군생활을 했던 곳을 향해서는 소변도 누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힘들었던 군생활을 다시는 떠올리기 싫어서 일 것이다. 32개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필자도 예외일 수 없다. 전역한 이후 40대 중반까지 20년 가까이 그 근처를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골프 기자가 돼 북으로 향하는 관문인 이 지역에 많은 골프장들이 생겨나면서 그 곳을 찾게 됐다. 필자가 군생활을 했을 당시만 해도 경기도 파주 지역에는 원당의 서울, 한양CC와 뉴코리아CC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골프장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접경지역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이른바 '골프 8학군'이 됐다.
30년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된 셈이다. 혜음령이 속한 광탄면 우암산 기슭에도 골프장이 하나 생겼다. 터널이 생기기 전에 혜음령을 오르다보면 정상에서 골프장 입구를 알리는 입석과 맞닥뜨리게 되는 서서울CC(대표이사 부회장 이정호)다.
산악 지형을 특성을 잘 살린 특징적인 코스 설계와 미학적 조경, 적당한 언듈레이션의 구릉, 그리고 크고 작은 벙커와 인공호수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어 긴장감과 평안함이 공존하는 자연친화형 코스다. 전체적인 코스 레이아웃은 계단식에 가깝다.
힐 코스와 레이크 코스로 나뉘는데 힐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길며 자연지형과 지세를 원형 그대로 살려 스케일이 웅대한 남성적 코스에 가깝다. 반면 레이크 코스는 아기자기한 맛이 그대로 녹아 있는 여성적인 코스다. 그만큼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서서울CC는 호반그룹이 인수한 2019년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구분된다. 대대적인 코스 리노베이션과 클럽하우스 리뉴얼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예전 서서울CC는 잊어도 된다. 그 모든 과정은 골프장 운영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이정호 부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았으면 불가능했다.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잘못된 설계로 묵혀 있던 부지를 찾아내 그것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코스 리노베이션은 그것을 토대로 진행됐다. 전에 보이지 않았던 벙커와 해저드는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다. 그 결과 난도가 높아져 전략적 코스에서 챌린지가 가미된 코스로 변모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서서울CC의 백미는 야간 라운드다. 서울 구파발, 경기 원당에서 15분 거리인 빼어난 접근성과 18홀 전 홀에 결쳐 새롭게 교체한 LED 라이트시설 때문이다. 내장객 안전을 위해 국내 골프장 최초로 정전하분산방식[DAS(Dissipation Array System)]의 고신뢰성 낙뢰방지 시스템을 18홀 전지역에 설치 운영한다는 것도 이 골프장의 자랑이다.
이러한 대대적 리빌딩 작업의 효과는 지난 6월에 열렸던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 서서울CC에서 프로 대회가 열린 것은 개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시 대회서 올 시즌 6승 중 4번째 우승을 거둔 박민지(22·NH투자증권)는 "처음 경험한 코스였는데 관리 상태가 최상이었다"면서 "산악형 코스의 특징을 잘 살린 흥미로운 코스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호 부회장은 "코스는 평탄화 작업 등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거쳐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높임과 동시에 계절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조경을 강화했다"면서 "새롭게 단장한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품격 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의미있는 사교의 장으로 안성마춤"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계속된 투자와 품격 있는 서비스를 통해 명문 골프장의 위상을 쌓아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